서른, 여자, 혼자 떠나는 유럽
유경숙 글 사진 / 끌리는책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긴 여행을 다녀와도 내가 설 자리가 남아 있겠는지를 점검하라는 거다. 신나게 세계 일주를 하고 돌아왔는데 먹고살 길이 막막한 상황이 되면 정말 곤란할 것 아닌가. 여행을 가는 것은 쉽다. 돌아오기가 어려운 것이다.
언제 가면 되냐구? 세계일주, 유럽일주는 ‘돌아올 준비가 되었을 때’가는 거다. 『서른, 여자, 혼자 떠나는 유럽 中』

『서른, 여자, 혼자 떠나는 유럽』은 다른 여행 책과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돌아올 준비가 되었을 때 떠나라는 그녀!
솔직히 말하면 공감은 가는 말이지만, 그녀의 말을 들을 의향은 없다.

나는 적어도 여행이라는 것은 돌아올 집이 있고 돌아올 나라가 있기 때문에 떠난다고 생각하며, 다시 그곳을 찾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언제든 떠나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면 떠나라고 하고 싶다. 왜냐, 항상 너무 멀리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그렇게 생각과 준비만 하다 어느새 여행이라는 녀석은 짐 싸서 떠나버린다.
여행을 떠나고 돌아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 걱정을 하더라도 떠나라고 하고 싶다.
모든 걸 포기하고 과감하게 움직였던 당신과 나라면, 분명 여행 후에 돌아와서도 반드시 대한민국 어딘가에 쓰일 데가 있으니까!
단지 사람마다 시간의 차이가 있고, 고민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행을 갔다온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게 될 것이다.
누군가 생각이 많아지면 용기는 반으로 줄어든다고 했고, 개인적으로 그걸 절실하게 느꼈던 한해였기 때문에 무조건 부딪치고 보라고 말하고 싶다.

처음부터 이 책에 반박할 의도는 없었는데, 너무 재밌게 읽고 있던 책이 ‘돌아올 준비를 한뒤에 떠나라’라고 하니 조금 흥분을 했나보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대한민국의 여행에 대한 현 주소를 보여주는 거 같았다. 그래서 여행에 대한 로망이 큰 나에게는 그 로망을 깨고 싶지 않아서 이 책의 배신감(?) 다른 의견에 흥분하고 반발 하면서 끝도 없이 물음표를 날렸다.
나는 돈 없고 능력 없으니까 가지 말라는 건가?! 꼭 여행이라는 게 뒷일까지 신경써가면서 해야 하는 걸까?! 꼭 일의연장선상의 여행이여야 할까?! 계획이 없고, 테마 없는 여행은 재미없고 무의미한 여행일까?! 라는 등 쓸 때 없는 꼬투리를 잡았던 거 같다.
(그래도 아직 뭔가 꺼림칙한 마음은 여전하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왜 우리나라의 휴가는 짧은 걸까?! 라는 물음에 부딪쳤다.
나름 주5일제도 시행되는 나라이니 만큼 언젠간 유럽처럼 한 달간의 긴 휴가를 받는 날도 올 거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무튼 다시 책으로 돌아가자!
『서른, 여자, 혼자 떠나는 유럽』의 작가는 축제기획자다. 거기에 걸맞게 유럽일주를 하면서 다양한 축제를 접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했던 이야기가 가득 실려 있다.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 황당한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지금이라도 당장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또한 유럽여행에 관한 다양한 팁과 실수담 등을 통해 여행자에게 좋은 여행지침을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건 동유럽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다는 것이다!
항상 서유럽중심의 여행기가 많았고, 유난히 그 쪽지역의 이야기만을 접했던 거 같은데 동유럽을 구경하게 된 듯한 느낌에 즐거웠다!
그밖에도 여행 협찬, 스폰, 국고 지원받는 법, 신문 잡지에 기고하는 법등을 통해서 조금 저렴하고 작가가 말한 일을 하면서 돌아올 걱정을 덜어줄 여행 방법에 대한 자잘한(완벽한 가이드는 아니다!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오랜만에 읽은 여행서적이 조금은 불편하긴 했지만, 많은 생각을 하면서 즐길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