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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생활 다이어리 - 나만의 아지트를 꿈꾸는 청춘들을 위한 카툰 에세이
다카기 나오코 글.그림, 박승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독립생활을 시작하는 여성분들에게 추천하는, 독립생활을 한번 쯤 겪어본 사람이라면 공감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책 『독립생활 다이어리』
무엇보다 웹툰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 호감이 갈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특히나 일본인 웹툰은 처음이었지만, 어디선가 많이 본 그림과 공감할만한 내용으로 나를 사로잡은 책이었다.
단지 이 책의 단점이라면, 일본책 출판방식인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기는 방식이지만, 안의 목차나 에필로그 같은 그림이 아닌 글들은 한국방식인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쓰여서 읽는 이에게는 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만화는 친절하게 화살표로 안내를 해주기 때문에 읽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초등학생인 막내 동생은 책이 넘기기도, 읽기도 불편하다는 이유로 만화임에도 마다했다)
『독립생활 다이어리』는 일본인 나오코상이 현재진행중인 독립생활을 통해 겪은 일화를 그림으로 담고 있다.
나름 객지에서 4년 동안 독립생활을 해본 경험자로, 혼자라는 공포보다 외로움이 더 무서웠고, 모든 물건이 손을 조금만 뻗으면 있는 좁은 공간에서 빈둥거려도 봤고, 나만의 요리로 혼자 감탄도 쓰레기로도 만들어봤고, 친구도 초대해보고,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고군분투도 해본 경험들이 새록새록 다시 떠올랐다.
『독립생활 다이어리』를 읽으면서 부지런한 나오코상의 모습에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혼자라는 시간이 편해질수록 밥도 잘 안 챙겨먹고 청소도 잘 안했던 내 모습과는 다르게
매번 맛있는 요리를 해먹고, 가구도 뚝딱 만들고, 여행도 다니고 등등!
독립생활을 정말 멋지게 지내고 있었다.
『독립생활 다이어리』를 읽는 내내 내가 다시 독립생활을 시작한다면 꼭 해봐야겠다는 몇 가지 생각들이 하나 둘 자리 잡기 시작했다.
내 방과 비슷한 형태의 그녀의 방!
내가 지냈던 곳은 11평짜리 작은 원룸이었다.^^
명절이나 주말에 집에 다녀오면 항상 있었던 일!
집 밥이 정말 맛있다는 사실을 독립한 뒤에 깨달았다.
혼자 살면서 가장 무서운 건 초인종!
일본은 외판원이 자주 등장한다면!
내가 살던 곳은 대학가여서 그랬는지 ‘도를 아십니까?’부터 여러 종교인들이 엄청나게 찾아와서 초인종을 누르다 못해 문을 두드리는 몰상식한 짓을 하고 다닌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열어줬다. 얼마나 고생했는지 다음에는 밖을 볼 수 있는 틈에 종이를 붙여놓고 빛이 세어나가지 않게 한 뒤 없는 척도 해봤고, 나중에는 너무 짜증이 나서 너는 두드려라 나는 내 할일 한다는 마음으로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무시한 적도 많았다.
『독립생활 다이어리』 일본에서 집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팁도 잘 소개해 두고 있다. 일본으로 워킹가시는 분들이나 집을 구하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누군가의 일상을 통해 공감하는 게 얼마만인지!
유쾌하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독립생활을 하면 집과 식구들이 그립다가도 이런 책을 읽고 나면 다시 독립생활을 시작하고 싶어진다.
이러나저러나 정말로 안정된 나의 독립된 공간이 갖고 싶은 마음이 새록새록 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