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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 용기 있는 어른 김수환 추기경이 청소년들에게 남긴 메시지 ㅣ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12
김원석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2009년 2월쯤 나는 김수환 추기경을 처음 만났다.
티비를 통해서... 산자의 만남이 아닌 죽은 자와의 만남이였다.
그땐 얼굴만 알고 있을뿐 이름도 관심도 없었다
단지 티비를 보면서 얼마나 많은 덕을 쌓고 산 인물이길래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을 배웅할까라는 생각을 들게했다.
그리고 내 인생도 저런 배웅을 받으면서 갈 수 있을까라는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었다.
나는 항상 거기까지였다.
보고 잠깐 느끼고 그리고 다시 찾는 몹쓸 병이 있다!
그냥 티비에서 이슈화 시켜서 부각시키고 그렇게 되면 저절로 책이 잘 팔리고!
베스트샐러는 좋아하는데 언론이 난리 치는 책은 그저 싫다.
그래서 좋은 분 하고 잊고 살고 있었다.
그리고 올해
김대중 자서전을 통해서, 김해인 수녀님을 통해서 자꾸 김수환이라는 이름 세글자가 눈앞에 끊임없이 왔다갔다했다.
그리고 배스트샐러 목록에 올라와 있었던 『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구입했고
하루안에 완독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김수환 추기경을 알기에 이 책은 내 수준이 아니였다.
책을 받아들자마자 눈에 들어온건 '청소년'
아! 잘 좀 보고 살걸 베스트샐러에 또 뒤통수 맞았다
김수환 추기경의 전반적인 흐름을 잡기에는 더 없이 좋은 책이지만 이 책은 김수환이라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만 더 자극했고
이책을 읽으면 김수환 추기경이 이런거 가지고 그렇게 추대를 받았나 하는 의심마저 들게 했다.
쉽사리 대충 김수환 추기경에 관해 알고 싶다면 강추다
그러나 전반적인 내용은 확 와닿지 않는다.
한가지 장점이라면 작가가 동화작가여서 그런지
아이들 책을 읽는 느낌이라서 쉽게 쉽게 매우 잘 읽힌다는 사실!
책에서 느낀 김수환 추기경은 역사의 흐름이였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부분은 역시나 내가 가지고 있는 종교에대한 부정적인 부분들의 고정관념을 깬 종교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해인 수녀님 책에서
신앙과 종교를 이야기 할 적에도 너무 경직되고 배타적이거나 엄숙한 표정을 짓기 보다는 일상의 따뜻한 유머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여유있는 사람 '이라고 김수환 추기경을 설명하셨다.
정말 딱 맞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항상 강제적이고 일방적인 전도가 너무나 싫은 사람이다. 그래서 종교를 믿지 않는다.
그러나 뭐랄까 먼저 모든 일에 솔선수범으로 보여주고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생각해주시고 기도해준다면 당장이라도 그 사람의 손을 잡고 종교 속으로 뛰어 들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나의 종교를 잘 알려면 다른 종교도 잘 알아야한다는 생각이 정말 예뻐보였다.
나의 종교가 최고야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종교도 충분히 이해하는 모습!
이게 진정한 종교구나 이런 사람이 진정한 종교인이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됐다.
내 친구중에 반(?) 천주교 신자가 있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조금 유연하면서도 엄격한게 천주교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몇 번했었는데..
딱 그 느낌 그대로 김수환 추기경이 그런 분이였다.
나도 교단에 나아가면 유연하면서도 엄격한 사람이고 싶었다.
그리고 가장 큰 공감을 줬던 부분은 신부가 되기까지의 갈등이다.
이길이 내길이 맞는가! 가지말아야 할길을 가고 있는건 아닌가!
갈등하는 부분이 지금의 내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어서 마음이 저릴정도로 공감을 느꼈다.
김수환 추기경처럼 우선은 최선을 다해봐야겠다.
그리고 그 다음에 결정하자!
그 결정이 조금 늦을지라도 결과가 어찌되었던 최선을 다했다는 과정을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간단한 책이였지만 정말 많은 걸 느끼게 해줬다.
자서전을 읽었다면 감동이 배가 되지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봤다.
그리고 훗날 종교라는게 생기게 된다면 이런 신부님이 있는 작은 성당엘 다녀보고 싶다.
아니 당장에 동네에 있는 성당의 미사가 보고 싶어질 정도였다.
『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는 한편으로 몇년전까지만해도 같은 하늘에 있었다는 사실이 더 안타까운
그런 분을 너무 뒤늦게 알아가고 만나고 있는거 같아서
정말 아쉬움만 가득 남게하는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