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무어 두 번째 이야기 원더스미스 2 - 모리건 크로우와 원더의 소집자 네버무어 시리즈
제시카 타운센드 지음, 박혜원 옮김 / 디오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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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참 재밌다.

 

영미권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리포터와 관련된 수식어를 신경 써봤을 것 같다.... 해리포터를 뛰어 넘는, 해리포터 이상의, 해리포터 그 이후의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막상 읽어보면 독자적인 작품관이 참 매력적이라 왜 이렇게 홍보를 하나, 싶을 때도 참 많다. 홍보 과정이 뻔하다고 욕하는 게 아니라, 머쓱한 웃음짓기에 가깝다. 뭐, 지나가다 본 책 제목을 다시 한번 살펴보게 하는게 더 중요하니까.. 그리고 나도 책을 참 좋아하다보니 그렇게 해서라도 독자가 늘어난다면 너무 기쁠 일이고..

네버무어 시리즈 자체가 되게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엄청 매력적이기도 하고, 호불호 갈릴지도 모르겠다. 무난하게 잘 읽는다면 이북으로라도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책 자체는 굉장히 흥미로웠고 딱 한 가지, 내 고루한 의문점과 그에 대한 출판사의 멋진 대응을 새삼스럽게 알리고 싶다.

 

이 책..첫 장부터 나오는 옮긴이의 말은 나중에 읽는 걸 추천하고 싶다... 앞 장에 스포가 좀 많다....

최근 트렌드는 '책 끝을 접다'와 같이 활자에 대한 궁금증과 매력을 불러 일으키는 방향으로 많이 접근하는 것 같다. 물론 나온지 꽤 된 책에 늦게서야 남기는 리뷰라 아주 약간의 시대착오(?)가 있겠지만 나는 그 당시에도 취향이 비슷했다. 내게 새로운 책을 만난다는 건 서점가서 운명적으로 간택받는다는 느낌이고.

다른 소설들처럼, 그리고 다른 소설들과 달리, 이 책 맨 앞장에 옮긴이의 말이 있다.... 근데 그 부분에 넌지시 책 두 권의 전개가 써져 있어서 퍽 당황했다. 그동안 책 앞에 놓여진 작가의 말이나 옮긴이의 말은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둬서 읽어주길 바란다' 라던가 '어떤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뭐 이런 내용이었으니까... 네버무어 첫 번째 시리즈를 재밌게 읽어서 두 번째 책을 무심코 산 사람에게는 다소 당혹스러운 내용이다. 아니, 옮긴 사람이 이렇게 전부 말해도 되는거야? 라고 솔직하게 생각도 좀 했다. 그리고 딱히 책 내용이 그 스포일러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두 권이니까 한 권 분량 스포정돈 괜찮아! 하고 봤는데 아니다. 두 권 내용이다..

 

네버무어 시리즈 자체가 급격한 심리변화로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하는 건 아니다. 거대한 희망을 위해서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퍽퍽 떠낸 듯한 결핍을 마구 우겨넣는 것도 아니고. 기대 가능한 희망과 궁금증을 보글보글 끓여놨다가 하나씩 터뜨리는 느낌이라 묘하게 계속 재밌다. 나로서는 그런 기대 가능한 희망을 미리 예측해버린 게 너무 아쉽고 화가 났다. 그래서 열심히 찾고 찾아 출판사에 문의를 했었는데,

1. 이러한 구성이 도움이 되는 독자들도 있었고,

2.  프로모션 내용을 반영한 것이었으며

3. 판타지 장르 자체에 대한 접근을 도우려는 시도였다는 답이 굉장히 친절하게 왔다.

그리고 세 번째 시리즈가 나온다면 조금 더 생각해봐주시겠다고도 하고. 정말 멋진 대응이었다.

내 불만을 개인의 취향으로 치부해버리지 않은 것도, 그렇다고 해서 절대적인 것으로 취급하지도 않았고. 그리고 내 짧은 식견을 온화하게 넓혀준 출판사의 대응도 너무 고마웠다.

 

덕분에 당혹스러움과 불편함은 접어두고 내 마음 속에는 책의 재밌는 감상과 투명한 반성만 남았다. 그래서 세 번째 시리즈가 정말 기대된다. 언제 나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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