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나리, 넌 정말 어른스러운 것 같아. 하지만 말이야. 나리야, 언젠가는 너도 그런 게 무척 그리워질 거야."
"스카프를 뒤집어쓴 엄마라든지, 전봇대 뒤에 숨어 있는 엄마모습이라든지, 그런 거 말이야."
언젠가는 그리워질 거라는 말은 유키의 입버릇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그리워진다'는 게 어떤 감정인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언젠가 그렇게 될 거라는 게 하나도 반갑지 않았다.
그래도 유키가 "언젠가는 그리워질 거야."라고 말하면 아무리 지겹게 느껴지던 일도, 짜증스럽던 일도, 귀찮았던 일이라도 '할 수 없지 뭐'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유키의 목소리나 말투에는 그렇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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