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부끄러운 기억의 연속이다. 도쿠가와는 아마도 이 마을에 그 모든 기억을 두고 갈 것이다. 그래서 공책도 돌려주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고, 도쿠가와는 나를 잊겠지. 그리고 나도 도쿠가와를 잊을 것이다.
그렇게나 농후하고 특별했던, 그렇기에 더욱 묻어두고 싶은 나날의 기억과 서로의 존재가 너무나 밀접하게 엮여 있으니까. 가까웠기에 두 번 다시 이어질 수 없다.
그날, 나는 확실히 죽을 각오였다. 소녀 A와 나를 가르는 벽은 그렇게나 얇았다. 가까웠다. 저지르지 못한 '비극의 기억'을 우리는 언제까지나 가슴에 안고,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그 여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인정하고, 각오하고, 포기하고, 가능하면 즐겁게,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