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이 좀 그렇긴 한데, 부모란 자기 자식만 구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은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쉽죠. 뭐라고 하려는 게 아니에요. 누구나 그러니까요. 때문에 일부 부모들이 찾아가 이야기를 하면, 반드시 그 자리에 없는 집 아이가 주모자로 몰리게 되는 거에요. 그러니까 네 가족이 같이 행동하는 걸 원칙으로, 아시겠죠?"
히시모토는 그렇게 말하며 깨달았다.
중학생들은 일의 심각성을 모른다.
때문에 단순한 영웅주의에 도취되어 주변의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아이들은 생명의 존엄성도, 인생의 의미도, 사람의 마음도, 자신의 마음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감정에 이성을 들이대면, 그때는 상대의 입을 막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화근은 남아요.
같은 동네 주민끼리 그런 일은 피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특히 일본인은 농경 민족에 다 공동체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이성으로 감정을 제어하는 걸 꺼려요. 흑백을 확실히 가리자고 나서면 더 분란을 일으키는 꼴이오. 한동안은 애매한 채로 상황을 지켜봅시다. 그것도 우리의 지혜니까요.
평일이라 쇼핑몰은 한산했다.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이다.
사소한 고민은 있겠지만 사는 게 괴로울 정도의 고뇌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귀한지 생각조차 못 하겠지.
잃고 나서야 깨닫는 법이다.
하느님은 그것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