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거리에서 1
오쿠다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민음사 / 2014년 2월
절판


애초에 중학생이란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존재였다.
이지마는 중학교 교사가 된 뒤로 날마다 그것을 실감했다.
어째서인지 제 의사와는 상관없는 일도 저지른다.
아이들이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건 고립이다.
장단을 못 맞춘다거나, 따분하다는 말을 들을까 상식에서 벗어나고 만다.
연못에 뜬 수초처럼 뿌리 없이 불안정하다.
덤으로 집단의 분위기에 쉽게 잠식되고 휩쓸린다.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게 가장 어려운 나이대인 까닭에 끔찍한 사건을 일으키는 일이 많다.

예전에 뉴스를 보다 학교에서 학생이 죽으면, 교장이 무조건적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왜 좀 의연하게 굴지를 못 하는지 쭉 불만이었는데, 실제로 내가 그 상황에 처하니까 생각이 바뀌더라고, 다소 부당한 점이 있더라도 반박하면 안 돼. 안 그러면 유족들을 더욱 괴롭게 할 뿐이니까.

열세 살인 겐타는 설령 최악의 사태가 오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였던 겐타 엄마와 갑자기 멀어진 느낌이 들었다. 법은 어째서 이런 불공평한 상황을 만들어 내고도 가만히 있는 걸까.
분명 국가라는 것은 개개인의 사정을 배제해야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약자의 편에 서게 되면 이야기조차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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