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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이야기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6
사토 쇼고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세속과 그 갈등간의 불신, 파손, 훼손에 대한 이야기들...
인간이 얼마나 뒤틀릴 수 있으며 일그러질 수 있는지에 대한 우리 주변의 모습들이었다.
물질 앞에서의 인간성 상실과 그 몰락을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최선을 다해서 삶을 꾸려가는 그의 모습과 미치루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삶에서의 의외의 일들에 대한 불가항력적이고 슬픈 운명의 구조, 어쩌면 인간이기에 뻔한 결말의 모습이 정해져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소설에서는 우울함이 후반부에 많이 절제되어있으면서도 제어되는 형식으로 완결을 향해나가는 솜씨를 유감없이 실력 있게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는 한 순간도 죄에 대한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살아갈 수가 없다.
330페이지에 나오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상에 뒤섞여버린 듯한 감각, 나 스스로는 제어할 수 없는 감각.. 나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감각이란 표현처럼... 자신의 의지적인 모습 이외에도 해명할 수도 없는 명백한 잘못됨이 나에게 닥치게 된다면....
하지만.. 늦은 후회들로 언젠가는 인간으로써의 용서와 고백, 구원을 향한 이상의 포기를 하지 않는다는 도덕적인 문제와 구원과 사랑에 대한 모습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고 용서 받을 수 있으며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데에 자신의 인간으로써의 운명을 거부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자신과 그를 둘러싼 슬픈 자화상 속에서 진실한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면...
결국 미치로도 그리고 그 자신의 만남은 서로에겐 무너지고 난 후에 똑같은 자신들이었고 우리들 세상사는 이야기들이었다.
생기를 잃어버리고 다시 찾아가면서도 결코 이분될 수 없는 그 과정들 속에서 결코 고결해지지 못함을 자각하면서 끊임없이 고뇌하던 모습들도 결국 인간이게 짊어질 수밖에 없는 비현실적이고 비환영적인 모습과, 비현실의 모습 안의 슬픔이고 비판이 아니었을까..
우리 삶 자체가 파괴되는 것은 결국 나를 배제해버리는 자본주의적인 환상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