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니 스토리 Tiny Stories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수현 옮김 / 민음사 / 2013년 4월
절판


미요코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오히려 케이티는 속박당하고 싶었던 것이다.
눈에 보이는 곳에서 속박당하고 싶어서 조바심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그처럼 자유롭게 밖에 놀러 다니는 게 아니었다.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것은 자신이 그를 속박하는 것처럼 자기는 속박당하지 못한 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문득 떠오른 것은 제 집에 드나드는 남학생이었습니다.
지금 느끼는 것과 같은 기분을 그 젊은 애와 있을 때도 느낀 적이 있었던 것입니다. 예를 들면 그가 막연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는 순간 같은 때, 그 예상도 희망보다 오히려 불안과 공포로 채워져 있으면 더욱 그랬습니다.
나에게는 앞으로 그런 귀여운 무지함을 미래를 위해 구사할 일이 없을 거라는 사실을 깨닫고 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치 그사이에 있는 자신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허공에 매달려 있는 것 같은 불안정한 기분에 빠졌던 겁니다.

말해 놓고 거짓말이라고 느꼈다.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그렇다면 기회가 될 때 쾌락의 기억을 만들어 두지 않으면 애당초 만난 보람이 없다.
그런 추억은 사탕과도 같아서 쓸쓸해지면 꺼내어 천천히 즐길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얼마나 공복을 달래 왔는지 모른다.
그 사탕을 설마 주지 않을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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