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의 개념이 뿌리내리지 못하는 일본에서 공교회는 무얼 그렇게 안달하고 있는 것일까?
수도원 내에 기거하는 죽어 있는 무리들은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 목표 따위는 있을 리 없다.
있는 것은 오로지 타성에 젖은 기도와 자기만 하늘나라로 불려가면 된다는 소극적인 아집뿐이다. 너무도 유치하다.
모스카 신부님의 말처럼 도량이 좁은 철학자인 나는 갖가지 색실로 짠 천처럼 복잡하게 얽힌 사고 대신에 적당한 변의를 촉발하여 항문에 거의 들러붙지 않는 뛰어난 질과 형상을 가진 물체를 배출하는 것이다.
로오. 너가 말하는 것은 알겠어. 돼지의 결점은 그 이상하리만큼 대단한 식욕이야.
뭐든지 콧김을 내뿜으면서 먹어치우잖아. 마치 내 모습을 보는 듯해.
사람이 먹는 모습도 역겨울까?
응. 최악이야. 그래서 밥을 먹을 때 이래저래 예의범절이란 격식을 차리는 게 아닐까?
위선.
그건, 뭐야?
설탕을 바르면 맛있을 것이다.
아니, 처음부터 단맛이 있었던 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이다.
일이라는 것은 어떤 일이라 할지라도 아주 우울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내던질 수 없다.
일이란 것은 자신의 분수를 절실히 깨달을 수 있게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
나는 농사일을 하고부터 겨우 분수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