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자매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품절


늘 똑같이 지나가는 그런 시간이 마치 소리가 없는 것처럼 살금살금 지나가 어둡고 추워지면 엄마는 치마에 묻은 흙을 툴툴 털면서 일어나 '이제 그만 가자' 하며 끝을 알렸다. 한껏 부른 배와 조금 싸늘해진 몸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이 세상 그 어떤 길보다 평범하고 지루했다. 지금은 너무 소중해서 백만 달러도 넘는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데, 하고 나는 절실하게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든, 잠시라도 좋으니까 어렸을 때의 자신을 만나러 갈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러면 어떤 기분이 들까. 부러울까 애절할까...
불타오르는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
가장 뜨거울때 언젠가는 가슴 아파질 테니까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같은 말을 하면 할수록, 진정한 뜨거움에서 멀어지는 법이라 더욱이 우리에게는 지금밖에 없는 거지.하고 생각한다........ 역시 단 하루라도 좋으니까, 그날로 돌아가 피크닉에서 돌아오는 길의 엷은 어둠 속을 가족끼리 걷고 싶다.

지금까지 다소 충격을 받은 경험은 있지만, 내 영혼의 심지는 짓눌리지 않았다.
그리고 사고방식이 조금 이상해졌다 해도, 거기에 집착만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상처도 아물고 또 어디서든 행복이 쏙쏙 생겨난다.
무엇보다 자기 영혼의 심지를 갈고 닦으면서 따듯하게 살며시 품어 다시금 심지로서의 지위를 되찾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에 대해서는 나밖에 알 수 없으니까. 오기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최선이라고 내 영혼이 소리치고 있기 때문이다.


맞지 않는 곳에서 조금씩 마음 안의 것을 깎아 내다 보면 사람은 병이 드는 거로구나, 그렇게 깨닫고 나서는 인간의 강함과 약함에 놀랐다.
.....
사람은 그렇게 알기 쉽게 생겼고, 밥이 아닌 것도 날마다 먹고 산다.
분위기나 사고방식이나, 그런 것 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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