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반사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3
누쿠이 도쿠로 지음, 김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절판


가야마의 의욕은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못하는 사회, 그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는 건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주장만 하면 어느 시점에 파탄이 난다는 것은 조금만 상상력을 발휘해도 알 수 있지 않나,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부러 상상력을 죽이고서 아무것도 못 본 척하는 것인가.
손안에 있는 코딱지만한 권리가 그토록 사랑스럽단 말인가.

난 세상 사람들의 아픈 곳을 찌른 것이다.
마침내 그런 결론을 내렸다.
비판 메일의 내용처럼 가야마가 규탄한 사소한 이기주의는 누구에게서나 찾아볼 수 있다.
그 결과가 우연히 한 사람의 죽음으로 연결되었기에 특별하게 보일 뿐, 몇백만 몇천만의 사람들이 날마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리라.
그것을 가리켜 '죄악'이라 규탄한 가야마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신경을 건드린 것인지도 몰랐다.
넌 뭐가 그리 잘났어.하는 반발심의 비판 메일의 등 뒤에 비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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