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미코의 발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 스토리하우스 / 2009년 9월
품절


보통 짐승이나 인간의 발톱은 <나 있는>것 이지만, 후미코의 발톱은 <나 있는>것이 아니라 <박혀 있는>것이란 표현이 적합할 겁니다.
그렇습니다. 후미코의 발가락은 태어나면서부터 하나하나 보석을 꿰차고 있는 셈입니다.
만약 그 발가락을 발등에서 잘라 내어 염주로 엮는다면 정말이지 근사한 여왕의 목걸이가 되겠지요.


그것은 정확히 그 무엇인가에 위협당하여 막 날아가려는 작은 새가 날개를 바싹 오므린 채 온 배로 숨을 모으고 있는 찰나의 느낌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그 발은 발등을 활 모양으로 확 구부리고 있어 발바닥의 부드러운 살이 겹친 모습까지 모조리 볼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육십여 세라는 기나긴 세월의 경험은 우스꽝스러움과 추태와 기발함에서 저보다도 훨씬 풍부한 재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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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앞에서 말씀 드린 인쿄의 얘기는 결코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일까요? 예를 들면 뿌리 깊은 인간의 성정性情이라 할 수 있는 것, 그러한 암시가 이 얘기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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