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3 현상을 이용하면 다시 새로운 병행 세계가 탄생할지도 몰라. 하지만 죽은 인간이 그곳으로 이동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돼. 우리가 예전 세계에서 이곳으로 옮겨 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이 세계가 태어나는 것과 동시에 우리들도 만들어진 거라고. 시공은 모순이 생겨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병행 세계를 만드는 거야. 그렇다면 지금 여기 있는 우리들이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일 따위는 절대 있을 수 없어. 만일 그렇게 된다면, 훨씬 복잡한 모순이 생겨나기 때문이지."
말씀드렸다시피, 여기서 다른 세계로 가는 게 아닙니다.
이 세계에서 죽으면 여기서의 인생은 그걸로 끝납니다.
다른 세계에 당신들과 똑같이 생긴 인간이 나타날지는 모르지만,
그게 지금의 여러분들은 아니에요.
그래도 괜찮습니까?
후유키는 문득 그들의 눈에 지금 자신들이 어떻게 비칠 것인지 생각해 봤다.
일어날지 어떨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기적을 기대하며 이 세계에서의 생을 포기하려는 자란 역시 미련하게 보이지 않을까?
P-13현상이 일어나는 동안 지성이 소멸하면, 즉 인간이 죽거나 하면 타임 패러독스가 일어나 역사가 부분적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다만 그 범위가 어느정도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아나요. 아직은 뭐라 단정할 수 없습니다."
JAXA 에서 파견된 담당자가 말했다.
"먼저도 말씀드렸듯이 한 달 뒤에 P-13 현상의 반동이 옵니다. 그것이 지나가 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반동이라. 그럼 그때도 사람이 죽으면 안 되는 건가?"
"그렇습니다. 다음번 P-13 현상이 지나간 뒤에야 비로소 이번 패러독스의 영향이 판명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