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을 알고 싶지 않으시군요?"
"언제라도 진실이라는 건 볼품없는 것이야. 그건 그리 대단한게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단다."
"거짓에 의지하는 삶에 가치가 있을까요"
"거짓인지 진실인지, 그걸 어느 누가 판정할 수 있지?"
굳이 말하자면, 이것이 우리의 졸업 의식이라고 가가는 생각했다.
긴 시간을 들여 언젠가는 무너져버릴 나무토막을 쌓아온 것이라면 그것을 무너뜨렸을 때 비로소 우리가 건너온 한 시대를 완성시킬 수 있으리라.
아무도 없는 도장에 서서 가가는 잠시 죽도를 휘둘렀다.
자신들이 지금까지 키워온 무언가를 그는 공중에서 몇 번이고 베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