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요오꼬는 자기 병의 뿌리를 제대로 느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무엇을 하든 무슨 일이 생기든 평생 변할 수 없는 자기 본연의 모습을 알고 아래층 언니를 향해 자신을 환자로서 병원에 보내도 상관없다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두사람 모두 대단해지면 되지." 요오꼬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는 자신이 음식을 먹는 방식을 의식하고 어색해졌다. 두사람은 아무 말 없이 서로 자신의 부끄러운 행위 속에 빠져 있었다. 목소리를 내지 않고 숨조차 죽이고 먹고 있노라니 자신의 맹목적인 생명 속에 비스듬히 잠겨들어가 눈만 밖으로 내놓고 스스로를 응시하는 듯한 고독감이 있었다. 한참 지나서 요오꼬는 크림 속에 드러난 딸기를 포크 끝으로 쿡쿡 찌르며 말했다. "옛날에 친구가 좋아하는 사람의 사소한 버릇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벌써 행복한 기분이 든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나는 아무리해도 그걸 이해할 수가 없었어..." 요오꼬는 언제까지고 딸기를 쿡쿡 찌르다 다시 굴리고 있었다. 그리고 눈을 올려 그가 먹는 모습을 애처로운 듯이 바라보면서 다시 말했다. 그렇지만 너를 만나고 나서 남의 버릇을 좋아하게 된다는 걸 조금 이해한 느낌이 들어."
"억지로 헤치고 들어가려는 것도 아니고, 거리를 두려는 것도 아니고, 너의 병을 꼭 끌어안으려는 것도 아니고, 너를 병으로부터 끄집어내려는 것도 아니야... 나 자신이 건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어중간한 면이 있거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이렇게 마주 보고 함께 먹으며 있을 수 있는 거야. 난 지금 네 앞에서 조금도 부끄럽지 않아."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 보았다. 어느 한쪽이 한번 더 힐문하면, 서로 마음 안에서 범한 사소한 부실을, 사소하면서도 의외로 깊은 부실을 서로 비난하는 수밖에 없는 곳까지 와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어쨌든 십 년간, 소년 소녀에 가까웠을 무렵부터 청춘이 끝나갈 무렵까지 헤어지지 않고 걸어온 남녀의 평형감각으로 멈춰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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