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무리 기괴하고 불가사의한 일이라도 한결같이 따라주는 여자의 마음을 참으로 어여쁘다 여긴 겐지는,
어쩌면 이 여자가 바로 두중장이 얘기한 패랭이꽃 여자가 아닐까 하고 짐작하였습니다.
그때 들은 다양한 여자의 성품이 떠올랐으나 여자에게 숨기지 않으면 안 될 사연이 있을 터인즉 굳이 캐묻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여자가 느닷없이 겐지를 배신하고 행방을 감추어버릴 성품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만약 찾아가지 않는 밤이 며칠이고 계속되어 버림을 받았다고 여기는 일이라도 있으면 여자도 행방을 감추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 터이지만,
겐지 자신은 도저히 마음이 다른 여자에게 옮겨 갈 것 같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여자 쪽이 먼저 싫증을 내어 마음이 변하면 오히려 사랑의 맛이 깊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할 정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