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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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생물로서의 습성인 것이다.
식욕과 성욕을 채운 인간만이 세계 평화를 입에 담았다.
하지만 한번 기아 상태와 직면하게 되면 숨어 있던 본선이 그 즉시 나타났다.
기원전 3세기 중국 사상가가 이미 주창한 대로 사람은 '부족하먄 반드시 싸움이 일어나는' 생물이었다.
앞으로 인류 역사가 영원히 이어지다 보면 평화에 대한 갈망은 언젠가 제자리에 머물 것이다.
언제나 세상 어딘가에서 인간끼리 이루어지는 투쟁을 끌어안은 채 인류사는 계속 축적되어 가리라.
이 어리석은 짓을 근절하려면 우리 자신이 멸망의 길을 선택하는 수 밖에 없었다.
다음 세대 인류에게 다음을 부탁할 수밖에.

만약 이곳에 기자가 있었다면 학살 현장을 문장으로 적고 있으리라.
그 기사가 읽는 사람의 마음에 평화에 대한 소망을 싹트게 함과 동시에 공포스러운 것을 보고 싶은 엽기적인 취향을 부추긴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리고 저열한 오락의 발신자와 수신자는 학살자들과 똑같은 생물종이면서도 자기만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입으로만 세계 평화를 부르짖으면 만족을 느낄 터였다.

인간은 지성을 써서 서로 잡아먹으려는 본능을 은폐하려 하네. 정치, 종교, 이데올로기, 애국심 같은 핑계를 주물럭대고 있지.
하지만 저 밑에 깔려있는 것은 짐승하고 똑같은 욕구일세.
영토를 둘러싸고 인간이 서로 죽이는 것과 자기 영역을 침범당한 침펜지가 미쳐 날뛰며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어디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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