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셔스
사파이어 지음, 박미영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월
품절


비, 바퀴, 버스, 자동차
오직 꿈에서만 내겐 차가 있다.
영화에서처럼
압둘과 나는 차를 타고
인디언들이 한때 살았던
언덕 너머로
자메이카 말을 하는 사람들이 살던
바닷가 섬 위로
노랗고 붉고 둥그런 태양이 떠오른다
밥 말리가 노래한다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안다
콘크리트 정글
그건 우리가 살던
감옥 시절
적어도 나는
진정으로 자유롭지 못하다
아기, 엄마, HIV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어딜까?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지금 이곳
렉스 가 102번지는 아니다
내게는 숨을 들이쉴 폐가 있고 볼 수 있고 읽을 수 있다
지금은 아무도 모르지
내가 시인이, 래퍼가 될지도 모른다는 걸
수채화가 있다는 걸
내 아이는 똑똑하다
아이들은 살아 있다
다른 나라에 사는 어떤 여자들은 아기를 잃었다.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면 새들이 난다
댄서가 춤추듯이
컴퓨터로 프로그램 한 듯이
그 모습이 내 마음을 찢는다
버스가 움직인다
가진 패를 잘 이용해야지
쉼터 아줌마가 말했다
꿈을 꼭 붙들어라
랭스턴이 말했다.
무릎을 펴고 일어나라
파라칸이 말했다.
변화 앨리스 워커가 말했다.
빗방울이 떨어져 내린다
바퀴가 돌아간다
늘 운율을 맞추지 않아도 돼
레인 선생님이 말했다.
나아가렴
시 속으로
들어가렴
시의 심장 속으로
시계처럼
째깍
바이러스가
째깍
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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