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 트라비아타
이부키 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라트라비아타라고 해서 창부와 꽃 미남의 사랑이야기인줄 알았다^^
동백아가씨.....

물론 라트라비아타가 안 나오는 건? 아니다... 39살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였고.. 반하고 헤어지는 것 까진 그렇다 치고.. 죽진 않는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고 싶어서 선택한 책인데.. 그 나이 때의 특질을 동등?(나)하게 잘 살려냈다고 생각한다.
그 많은 풍요로운 의례들^^ 신경증적인 사건 사고.. 그리고 늘 마주치는 무의식적으로 의존하게만 해서 때때로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지치게 만드는 세상.. 또 가끔씩 찾아오는 개인적인 불행.. 그런 일들엔 어떤 값을 지불해야 할지도 도무지 애매하다 못해 지치게 된다...
페코짱과의 만남이 그 어려운 과제에 대한 전혀 알지 못했던 나름의 삶의 본질을 확인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가끔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삶에 있어서 인생에 있어서 균형을 맞추는 방법중에 중요한 한가지는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해결책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온전한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내가 만나는 사람에 따라서도 매우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테스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걸로 눈치채주었으면 싶었지만 여자는 얼굴이 더욱 환해졌다.
-> 정말 이 부분에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저항처럼 자신을 괴롭히던 모순들 속에서 그녀와의 첫만남.. 그 존재도 역시 온통 어두워져만 있던 그에게 초점을 맞추기 힘들었던 시작이었지만...
특별한 사람의 만남과 인연이라는 것이 또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듯 이후 차츰 차츰 한없이 추락하던 그의 일상을 다시 원래의 높이, 그리고 그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다.




나 역시 행운을 가져다 주는'폐코짱을 만나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오늘 열람실에서 마주친 b를 바라보며 내가 씩 웃었을 때 그 웃음의 의미를 그녀는 알지 못했을 것이다.
길지 않은 머리에 복스러운 웃음을 가지고 있어서 마치 페코짱의 이미지가 연상되었던 것이다. 



그대로 불을 끄고 둘은 다다미 여섯 장 정도 되는 바닥에 쓰러졌다. 여름옷은 피차 가볍고 얇아서 순식간에 모든 게 드러나 버린다.
테쓰지의 피부에서 흐릿하게 좋은 냄새가 났다. 그것만으로도 녹아버릴 것 같다.
마지막까지 안 될지도 모른다는 말소리가 나왔다.
"괜찮아요.그래도 괜찮아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안고만 있어도 괜찮다.
지금은 좀 더 가까이, 좀 더 깊이, 이 사람을 알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젊은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지금 이 상태 그대로 돌아가면 모르겠지만요.."
"왜요? 나는 돌아가고 싶은데.."
"돈도 없고, 철도 없고, 지금 같으면 중요한 문제라는 걸 알 수 있는데도 그 당시에는 잘 몰랐죠. 옛날로 다시 돌아간다해도 분명 똑같은 실패를 할 거에요.. 지금의 경험치를 그대로 가진 채 젊어지면 좋겠는데.."


"그 길을 가고 싶었지만 교사가 되셨던 모양이에요. 역시 피아노만으로 먹고사는 건 힘들었나 봐요. 하지만....."
"그럴까요. 그런 방법도 있었겠네요."
"다만 본인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때까지 든 비용에 걸맞는 장래였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그건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다를 테죠."
"맞아요. 음악을 떠나 단순한 취미로 끝나는 경우도 있을 테고, 하지만 그래도 나는, 돈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돈은 평생 열심히 벌면 생기니까요. 하지만... 세계가 다르다는 건 좀 힘든 문제에요.."


"나야말로 미안해요. 마치 처녀 같은 소리를 하고 말았네.. 마이짱 세대가 들으면 웃겠어요.. 
그녀들도 금방 알게 될 거예요. 사람은 순식간에 서른아홉, 마흔이 된다는 걸."
"그때쯤이면 우린 예순이네요. 그럼 그때는 마흔 살이 젊고 눈부셔 보일까요?"
"그럴지도 모르죠." 
방울벌레 우는 소리가 들리고, 새벽빛이 어렴풋이 머리맡으로 스며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는 아직 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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