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하는 벽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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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에 대한 의문...

얼핏 빛으로 가득 채워지고 화려함과 풍족함으로 일변되는 요즘의 세상...
하지만 그 환한 빛으로 들어갈수록.. 또 그 빛이 화려해 질수록 세상엔 어두운 일면들도 더 크게 확대된다.
70년대를 배경으로 하여 나타난 일들... 내 부모님 세대가 겪어 왔을 세상의 전일적인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이다.
그렇지만.. 그 시절의 모습은 비단 그때만의 기록이 아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비슷한 모습으로 연장되는 듯한... 어떤 낯익은 모델을 제시해주고 있다.
나는 생각해본다..
그때에 비해서 우리들이 사는 이 세상은 그때의 문화가 수용하던 것과 수용하지 않던 것들에 대해서 얼마나 성숙되어졌고 또 어떤 성장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조정래 선생은 이 부분에 대한 깊은 고찰을 독자들에게 물어보고 있는 듯 하다..(물론 그 당시에 발표된 작품들이니 현재에 와서 의도한 바가 아니다.. 하지만 그 때에 작가로써 세상의 모순으로 인한 갈등과 회의 이미지를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도 생명력이 느껴지듯 깊게 성찰한 부분은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당혹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세상은 비슷한 일들이 항상 되풀이되며 심오한 단계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집단적인 문화자체가 이러한 부분을 쉽게 무시하고 또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이 아닐까...
고통스럽고 힘든 부분의 의미와 가치를 우린 왜 항상 놓치고 있는 것일까.. 결코 무시되어서는 안 되는 부분인데...

나와 비슷한 나이 때의 독자들에겐 8편의 이 책한 권의 만남이 현재를 살아가고 이해함에 있어서.. 그리고 기존 기성세대의 모습을 이해하고 발견하고 수용하는데 중요한 체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그들의 그림자를 감싸 안으려는 노력.. 그리고 우리들의 그림자를 찾아가는 노력.. 그리고 그러한 감싸 안기의 고통스러운 도전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들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순간을 위한 작가의 깊은 철학이 인상적이었다..

세상은 어두운 특질들은 왜 이렇게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그 에너지는 또 그토록 강한 힘을 유지하는지...
우리는 우리에게 현재 삶의 문화라는 명목으로 허용되고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 바로 볼 줄 알아야 하고..
인간으로써 아름답게 머물지 못하고 매번 훨씬 복잡하게 복종되는 인간이 되도록 강요하는 사회에 대해서 되돌아보고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외면하는 벽도 좋았지만.. '진화론' 과 '미운 모리 새끼'에 마음의 별표를 하나 더 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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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외면하는 벽 - 조정래
    from いきる - mix1110 - 윤재홍 2012-05-13 21:19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에 대한 의문...얼핏 빛으로 가득 채워지고 화려함과 풍족함으로 일변되는 요즘의 세상...하지만 그 환한 빛으로 들어갈수록.. 또 그 빛이 화려해 질수록 세상엔 어두운 일면들도 더 크게 확대된다.70년대를 배경으로 하여 나타난 일들... 내 부모님 세대가 겪어 왔을 세상의 전일적인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