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 사라지지 않아요 - 당신이 잊고 지낸 소중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
김원 글.사진.그림 / 링거스그룹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딱 맞아 떨어지는 그의 사진과 캘리그래피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도회적인 감성과 생각들을 맛 볼 수 있는 차분하면서도 빼어난 이야기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마치 페이퍼 특별판 같은 다부짐이 느껴집니다.
 느낌이 담백하지만 짙은 호소력과 마음을 건드려주는 담백한 이야기들의 묶음입니다.
 

 

 

며칠 전에 한 모임엘 갔습니다. 조촐한 파티였는데, 스무 명쯤 모인 사람들 중에서 다섯 명을 제외하곤 모두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 대부분이 문화계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들이어서 그다지 어렵지 않게 대화를 이어갈 수는 있었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처음 만난 사이에 즐거운 대화를 이어가기란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선 처음 만난 분들과 어떻게 인사를 나누시나요? 저요? 저 같은 경우는 그냥 무턱대고 상대방의 취미를 물어보곤 한답니다. 그 사람이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되면, 그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거든요. 그날 그 자리에서 저에게 “어떤 취미를 가지고 계신가요?” 라는 질문을 받으셨던 분 중에 한 분이 제게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참 신선한 질문’이라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질문이긴 한데 아주 오랫동안 그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으셨대요. 그러면서 매우 즐거워하시더라고요.

여러분들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은근히 궁금해져서, 저희 홈페이지에서 설문조사를 해보았더니 다음과 같은 특이한 취미를 가진 분들께서 계시더군요.
빨대로 맥주 마시기, 친구들 엉덩이 살며시 쓰다듬기, 알면서도 일부러 지하철 잘못 타기, 위험한 연애걸기, ‘까르보나라 뺨쳐’ 만들기, 이것저것, 내 취미 찾기가 취미, 시체놀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붕어빵 뒤집기 놀이 등등…. '
그런데 그 많은 대답들 중에서 저를 가장 안타깝게 만들었던 건, ‘아무리 생각해도 제 취미가 뭔지를 무르겠어요’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저는 ‘취미’가 곧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게 되는 거라고 오래 전부터 믿고 있는 사람이거든요.
그러니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취미를 찾지 못한 분들께서는 부디 빠른 시일 내에 매우 즐겁고도 보람찬 취미생활을 찾아내시어, 초롱초롱 빛나는 삶을 영위하게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