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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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이지만... 난 이상하게도 유즈키 아사코(柚木 麻子)의 아기자기하며 솔직하고 친근한 분위기의 글을 좋아한다.
왠지 오랜 시간 잘 알고 지내는 여동생의 이야기들 같아서 상당히 귀엽게 느껴져서일까? 안도하며 읽게 된다..
(군말이지만... 영화 '伊藤くんA to E'를 참 재미있게 봤는데 왜 이 작품은 국내 번역본으로 출간이 안되는 것인지...)

자기 평가가 낮고 이성에게 기대는 데 서툰 여성인 리카와 그의 단짝 친구 레이코가 버터를 사랑하는 돼지의 형태가 몹시 드물고 신기한 마성에 휘둘리게 되는데...
이쯤 되면 살짝 눈치들 채겠지만 그녀들은 스스로가 내비치듯 상상 가능하고 공감 가능한 불행의 (가정사)과거가 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선 누구보다 더 간절하게 그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사실상은 반대로 과거가 옥여 바싹 죄고 있었던... 오히려 갇혀있던...
하지만 가지이를 추적 관찰하면서, 그리고 다르게 살아가는 다른 주변인들과 서로돕는 연대와 만남들을 통해 스스로를 붙잡고 있던 과거의 기억과 한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되고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다. 가지이를 해석하는 과정은 곧 그들에겐 구원으로 통하는 길이었다.
스스로의 변화라는 것은 어쩌면 이 소설속의 이야기처럼 더 이상 스스로에게 반복되어 속지 않고, 당당히 멈추어서서 자기 자신의 근본적인 질문에서 바꾸어나갈 힘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이 아닐까...

가족이라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것이고, 자신의 희생으로 바꿀 수도 없는 것이며 온전히 자신을 희생하며 맞춰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새롭게 변모되는 가정, 가족이라는 개념과 방향성도 꾸준히 일본 문학에서 제시되고 있다.
'누구도 무리하지 않고, 그렇다고 누구 하나 거절하지 않을 길을...' 그리고 적당량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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