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매력이란 각자가 쌓아온 인생 경험에서 배어나온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창가 자리에 앉아 멍하게 밖을 바라보고 있는 사토시의 옆얼굴을 보고 있자니, 그 말이 순전한 거짓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유치원에서 연극을 한다고 치자. 어느 유치원에든 왕자 역할을 맡게 되는 남자애가 반드시 있는 것처럼 공주 역에 어울리는 여자애가 반드시 있다.-110쪽쪽
거기까지 들은 나는 "아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눈앞에 있는 이 여자는 지금 그 굳건했던 껍질을 깼다. 순조로울 리가 없다고 여기면서도 껍질을 깨고 그 남자와의 관계에 뛰어든 것이다.-172쪽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