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정원
가쿠타 미츠요 지음, 임희선 옮김 / 지식여행 / 2005년 8월
절판


이건 좀 이상한 것 같다. 혼자 있을 때는 비밀이 되지 않는 일인데 가족들이랑 같이 있으면 숨길 필요가 생긴다. 하지만 만약에 내가 잘못해서 사람을 죽였다면 어떨까? 그러면 가족한테만은 털어놓을지도 모른다. 체포될 생각이 정말로 없다면 가족한테만은 사실대로 말하고 제발 숨겨달라고 울며 부탁할지도 모른다.-323쪽쪽

창문에 이마를 댔다. 서늘하니 차가웠다. 하늘 저편에서 타원형의 달이 밤을 비추는 노란색 등불처럼 빛나고 있었다. 이 광경을 언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전생이 아니라 지금 생에서. 안달루시아가 아니라 이 도시에서. 오른쪽에서 아빠가 들여다보고, 왼쪽에서는 아주 어린 누나가 들여다보고, 엄마 팔에 안겨, 버스의 진동을 희미하게 느끼면서 나는 분명히 지금하고 똑같은 이 노란색 달을 보고 있었다.-330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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