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144
박형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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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의 밤을 누군가 또 건너가려 하고 있다
잎 뒤에 숨은 한 마리 달팽이가 심연처럼 응시하는
묘지의 밤을 커다란 사내가 삽으로 파고 있다
하늘을 조금도 쏟지 않고 떠가는 항아리의 물,
그 어둠 속에서 흘러나온 것만 같은 한 사나이가
자꾸 열대의 밤을 내려가고 있었다

-'열대의 묘지' 중에서

-29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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