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윈도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2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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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디나의 오크 놀 지역, 드레스덴 로(路)에 위치한 그 집은 버건디 포도주 빛 벽돌에 테라코타 타일로 지붕을 얹고, 흰 돌로 테를 두른 크고 견고한 멋진 집이었다. 집의 앞쪽 창문들은 아래층까지 이어져 있었다. 위층의 창문들은 전원 주택 형태로, 돌로 테두리를 둘러 로코코 양식을 본뜬 티가 많이 났다.
앞 벽과 그 밑으로 꽃을 피운 덤불에서부터 앞길까지는 오륙백 평 정도 훌륭한 푸른 잔디밭이 완만히 흘러내리듯 거대한 히말라야 삼나무가 있는 한길까지 쭉 뻗어 있어, 마치 큰 바위 주위로 멋진 푸른 파도가 굽이치는 형상이었다. 보도와 공원 도로는 둘 다 아주 넓었으며 공원 도로 쪽에는 볼 만한 흰 아카시아 나무가 세 그루 있었다. 아침에는 강한 여름 향기가 흘렀고, 저녁에는 소위 멋지고 시원한 여름날의 바람 한 점 없는 대기 속에 자라고 있는 모든 것이 미동도 하지 않았다.-7쪽쪽

판이 다 끝나자 나는 잠시 열린 창문 너머로 귀를 기울이며 밤의 냄새를 맡았다. 그런 다음 유리잔을 부엌으로 가지고 가서 씻었다. 그리고 잔에 얼음물을 채우고 싱크대에 기대어 서서 물을 한 모금씩 마시며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았다. 나는 말했다.
"자네와 카파블랑카를 위해서."-375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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