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페다고지 - 탈토건 시대를 여는 생태교육 생태경제학 시리즈 2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자신이 머무는 공간과 그 몸을 지킬 수 있는 상상의 범위는 일정한 비례 관계를 가진다.

 

자연 앞에서 무기력할 뿐 아니라 생태계를 두려워하도록 키우는 것은 너무한 처사가 아닐까.

우리는, 사실 너무 로르는 게 아닐까? 그리고 우리는 어쩌면 우리의 2세들을 바보로 키우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영어를 비롯한 많은 것들을 단순암기로 교육받는 한국의 어린이들,

반면 그린 섬(green thumb)이라는 외국의 어린이들의 유행을 보면서

나는 우리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고, 후대에게도 아무것도 알려주려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한국의 육아 시스템은 선진국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레 "알아서들 해라" 라고 하는 전형적인 후진국형이다.

기본적으로 돈 있는 사람은 알아서들 잘 키우고 돈 없으면 낳지 마라, 이게 한국 정책이 얘기하는 육아의 철학이다.

그런데도 낳았다? "니들이 알아서들 해라"

선진국에서는 '사회적 육아' 가 상식이다.

중남미나 동유럽에서도 육아 시스템이 한국처럼 황당한 나라는 별로 없으니,

우리의 상황을 그저 육아 후진국이라고 하는 게 낫겠다.

한국은 사실 육아의 부담이 여성에게 전적으로 부여되어 있는 형국이다.  

 

유치원생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사회는 어른들에게도 평온하고, 생태적으로도 건전한 곳이다.

한국의 도시들은 좀 너무한 감이 있다.

어른들을 위한 유희의 공간인 노래방과 식당들은 세계 최고의 밀도로 만들어놓고,

아이들을 위해선 거의 아무것도 만든 게 없다.

 

한국에서의 많은 환경성 질환이 그런 것처럼 정부에서는 대체로 문제를 덮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쳤고

그리하여 환경성 질환에 대한 본격적인 대규모 역학조사는 이루어진 적이 없다.

 

영재교육이니 영어교육이니 하는, 별로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고 아동들의 발달에 도움도 되지 않는 교육과정에는

많은 사회적 자본이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기초적인 보건과 최소한의 안전장치에 대해 우리 사회의 여러 곳들은 구멍투성이다.

 

미래를 '지금보다 나은 시기'로 설정하고 지금의 꿈을 버리는 것은,

인간이라는 동물이 종종 저지르는 오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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