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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공부 - 내 삶의 기초를 다지는 인문학 공부법
윌리엄 암스트롱 지음, 윤지산.윤태준 옮김 / 유유 / 2012년 1월
평점 :
전공 서적 중에 가장 많이 출간되는 분야는 뭘까? 바로 법이다. 민법, 형법, 헌법, 살 빼는 법, 부자 되는 법, 대학 잘 가는 법 등등등. 사실 이러한 ~법에 관한 책들의 내용을 일별해보면, 대게 우리가 이미 다 아는 내용들이다. 모르는 내용은 거의 없다. 공부법에 대한 책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공부법에 관련된 책들을 굳이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공부법 책을 찾아 읽는 독자들은 공부(법)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자신이 혹시 모르는 공부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과 현재 자신의 공부하는 태도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리라. 나 또한 <단단한 공부>를 그렇게 접했다.
먼저 이 책이 시중에 나와있는 여타의 수많은 공부법을 소개하는 책들과 차별되는 점은 구성이다. 공부 기술, 외국어, 수학, 과학, 역사, 시험 공부, 책과 도서관, 어휘를 늘리는 법, 생각을 정리하는 법 등 다양한 방법론을 소개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듣는 법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PR을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말 잘하는 사람은 어딜가나 대우를 받는다. 말하기 강의에 관한 책들은 쉽게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쉽다. 그러나 듣기는?
<오뒷세이아>에서 오뒷세우스가 그렇게 신명나게 자신의 모험담을 즐겁게 이야기 할 수 있었던 배경은 흥미롭게 경청해줄 아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에서의 말하기-듣기도 마찬가지다. 고수 없이 명창 없듯, 피드백의 양과 질이 훌륭한 청자가 있어야 화자도 신이 나서 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때문이다. 하물며 가르침과 배움의 관계에서는 오죽하랴.최고의 교수(선생)는 최고의 제자들이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이 듣기를 강조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히 추천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의 훌륭한 부분은 표지에 Study is hard work.이라고 쓰여있듯. 공부에 대해 매우 현실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이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장승수 씨의 말은 교육 현장에서 악용되기 쉬운 어폐가 있는 말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반복을 좋아하지 않는다. 뇌는 항상 새롭고 신선함을 원한다. 새로움도 금방 적응하며 쉽게 권태를 느낀다. 그러므로 같은 걸 반복하는 일이 즐거울 리가 없다. 즐겁지 않은데 공부는 왜 할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할까? 대답은 이 책에 친절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배어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