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역사철학자들 - 토인비에서 월러스타인까지
임희완 지음 / 건국대학교출판부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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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독자적인 觀이 담겨 있다기 보다는 서양의 여러 역사 철학자들의 주장을 정리해 놓은 책이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새무엘 헌팅턴, 이마뉴엘 월러스틴 등 여러 역사철학자들(과연 역사철학자로 부를 수 있는 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의 주장을 잘 요약해 정리해 놓았다. 앞서 열거한 이들의 원저를 읽어보기 전에 가볍게 예습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읽으면 개념을 잡는데 도움이 될 듯 싶다.

  그런데 책의 제목이기도 한‘20세기의 역사철학자’의 선정 기준을 확실히 모르겠다. 우선 미국 학자 위주로 선정되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어째서 20세기 최고의 역사학자로 불리웠던 아날학파의 대가 브로델(프랑스)이나 미시사의 창시자 진즈부르그(이탈리아) 같은 이들의 역사 철학이 소개되지 않은 것일까? 그에 비해 내가 보기엔 지극히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지는 기독교적 역사철학을 표명한 니부어가 당당히 하나의 장을 차지하는 인물로 실려 있다. 전적으로 나의 무지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새무엘 헌팅턴의 비판자라는 뮐러의 경우도 과연 브로델이나 진즈부르그 등을 제쳐 놓을 수 있을 만큼 역사철학의 분야에서 비중있는 인물인지 의심스럽다.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역사철학들은 역사학이라기보다 오히려 ‘정치외교학’의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어쩌면 이 책은 20세기 역사철학자들을 총체적으로 정리하겠다는 의도에 의해 저술한 것이 아니라 저자가 역사철학과는 무관하게 관심 분야를 공부하면서 만들어 놓은 연구노트를, 그냥 묵히기 아까워 책으로 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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