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배달하는 아이 아이앤북 문학나눔 6
장은영 지음, 김정진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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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배달하는 아이>는 개화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마 김옥균의 갑신정변이 삼일천하로 끝나버리고 수년이 지난 후이며,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기 전의 시점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인 기루는 마을에서 물을 길어다 배달하는 아이입니다. 기루에겐 기태라는 형이 있는데 돌아가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인력거 꾼이 되려합니다. 우연히 기루가 주운 이상한 봉투로 인해 두 형제의 삶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기루가 주운 봉투는 당시 막 정착이 이루어지고 있던 ‘우체사(우체국 정도 되겠네요.)’에서 잃어버린 중요한 편지였습니다. 만약 편지를 잃어버렸다면 크게 곤란했을 상황이었지요. 이 일을 계기로 기태는 편지를 전하는 ‘체전부'가 되기로 합니다. 얼마전에 돌아가신 기루와 기태의 아버지께서는 두 아들이 더 넓은 곳으로 가서 꿈을 이루기를 바라셨기때문입니다.


기루의 옆집에서 병든 어머니와 사는 마음 착한 소녀 곱덕이에게 긴급한 소식이 전해집니다. 돈을 벌기 위해 광산으로 일하러 가신 곱덕이의 아버지가 큰 부상을 당해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것이었지요. 자세한 소식을 알 길이 없어 곱덕이는 답답하고 눈물만 날 뿐입니다. 이를 알게 된 기루는 우체사를 통해 편지를 보내서 곱덕이 아빠의 소식을 듣자고 합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편지를 보내려면 10냥이라는 큰 돈이 있어야 했습니다.


곱덕이는 남들이 기피하는 병원 환자들의 옷을 세탁하는 일을 해서 결국 피룡한 돈을 마련합니다. 드디어 아버지에게 소식을 전하게 되고, 체전부를 통해 아버지가 다행이 무사하며 회복중이라는 편지를 받게 됩니다.

이런 일들을 통해 기루는 형 기태가 하는 일이 그저 편지를 전하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한편 기태가 체전부로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동안 시련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개화를 반대하는 세력들은 우체사를 무너트리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고, 거기에 기태가 말려들게 된 것입니다. 중요한 우편물을 전하러 인천으로 출발했던 기태는 중간에 강도를 당하게 되고, 우편물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저항하다가 큰 화를 당한 것입니다.


기태는 병원에 누워 기루를 만나는 마지막 순간에 아무도 원망하지 말고, 아버지의 말대로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되라 전하고 눈을 감습니다. 이제 기루는 세상에 홀홀단신 혼자 남겨지게 된 것입니다.

기루는 형의 뒤를 이어 체전부가 되기로 마음을 굳힙니다.


자… 이제 기루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과연 슬픔을 이겨내고 체전부가 될 수 있을까요?

<마음을 배달하는 아이>에서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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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를 사용해서 편지를 보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마음을 배달하는 아이>를 읽으며 오래전에 편지를 썼던 기억, 설레는 마음으로 며칠이나 답장을 기다렸던 기억들이 떠 올랐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개화기에 생전 처음으로 멀리 있는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들을 수 있게 된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기뻤을지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백성들도 느끼고 있었겠지요. 정보의 전달은 조선을 더욱 빠르게 변화시키는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타임지가 인류 최고의 발명품 소개할 때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선정한 기사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금속활자가 더 빨리 만들어졌다며, 자부심 느끼도록 외우고 배웠지요. 그런데 나중에, 아주 나중에 구텐베르크 금속활자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걸로 각종 책이 출판되기 시작했고, 특히 대량 출판된 ‘성경’의 번역본이 일반 대중에게 읽혀지게 됩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책'과 ‘정보'는 귀족들의 전유물이었지만, 구텐베르크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책을 접하게 되었고, 그 여파로 종교개혁이 일어나게 되며, 자신의 권위를 찾기 위한 인류의 여정이 시작되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인류의 역사는 이런 흐름을 두려워하거나 거부하는 세력과의 끊임없는 투쟁의 연속일 것입니다. 책에서 등장하는 우체사를 무너트리려는 시도와 음모가 그런 것이지 않을까요? 조금 거창했나요? ^^



책을 읽으며 또 하나 생각하게 된 것은 사람들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 서로 연결되어 있고 싶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멀리 떨어진 사람들의 소식을 궁금해하고, 글로서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서로 기뻐하고 힘이 되고 싶어하는 것들을 읽으면서… 그래 지금도 우리는 그런 모습이지...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표를 붙인 편지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지금도 서로의 소식을,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서로의 삶을 끊임없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메일을 지나 SNS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올리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때로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또 때로는 생전 만나본 적 없는 사람들의 응원에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마음을 배달하는 아이가 되어줍니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이 인터넷에서 서로에게 악플을 달고 상처를 주는 사람이 되기 보다는 체전부 기태처럼, 체전부 기루처럼, 따스한 마음을 배달하는 아이가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 저도 누군가에게 따스한 마음을 전하는 하루가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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