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죠 2004-07-17  

다녀올게요
피판에 다녀와요.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혹여나 거리에서 에치를 만나면 안부 전해주도록 하지요^ ^후훗
다녀온다는 이야기를 하고 가야할 것 같아서. 아까 통화할 때, 기운 빠진 목소리 들려준 것도 맘에 걸리고. 하필 딱 내가 우울한 걸 알고 전화를 걸었더랬나 봐. 미안해요 뭐.

원고는.. 마구 쓰고 있어요. 내가 너무 겁을 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내가 쓰는 글보다 강해져야 해요. 나는 지금 이를 악 물지 않고 띵가띵가 놀면서 원고를 쓰고 있어요. 아까 내가 90매 더 써야 한댔죠, 이제 50매만 더 쓰면 됩니다. 아아, 가능해요. 힘센 오즈마를 믿잖아, 그죠?

마음이 어떤가요? 잘 지내지요? 잘 지내자는 말은 하지 않기로 했는데. 그러면 슬퍼질 것 같다면서. 내가 참 나쁜 동생이구나. 전화도 자주 안 하고, 말도 잘 안 걸고 그런다고 하니. 나는 왜 그럴까. 내 사람들은 언제나 서운하구나 나에게. 나는 왜 그럴까 도대체 (머리를 쥐어 뜯는다)

8월이 오기 전에 우리 만나요.
안경잽이도 몹시 보고 싶어.
샐리네 맛없는 커피도 너무 먹고 싶어.
무엇보다, 얼굴 보고 싶어.

다음 주에 시간 한번 내봐요 알았죠. 혹시 보고 싶은 영화 있어요? 요샌 영화 통 못 봤죠? 샤갈 전시회도 한대요. 아이스베리 팥빙수 먹어봤나요? 아아... 우리 제발 데이트 좀 하자구요.

좋은 밤 되어요. 안녕.
 
 
kimji 2004-07-27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즈마, 안녕. 딱 열흘만에 답변을 쓴다. 그 사이 우리는 만나 차도 마시고 닭도리탕에 소주도 한 잔 했더랬지. 전화 통화도 했고, 깔깔거리며 웃기도 했고.
메신저에 '공식일정종료'라고 적어두고나니, 조금은 맥이 빠지는 기분도 든다. 그리고 조금은 의욕적으로 변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였나봐. 밀린 사진 정리를 하고, 페이퍼도 조금 올렸다.
무척 덥다. 덥구나. 내일은 오전에 병원에 간다. 약은 꼬박꼬박 잘 먹고 있고, 오늘 예쁜 녀석들 덕분에 감동받아 아직도 마음이 울렁거리고 있지. 기분이 괜찮다.

보고싶구나. 오늘 H는 많이 아팠단다. 그리고 무척 우울해했지.
보고싶구나. 오늘 오즈마는 뭐 했니? 기분은 어떠니?
H에게 쫑알이,라는 별명을 붙이는 걸 조금 보류해야겠다. 내 욕심 같아서는 오즈마도 H도 나에게는 모두 쫑알이가 되었음 하는 욕심.

그래, 샤갈전. 가을까지 한다니, 그리고 당신이 일단은 몸을 추스리라고 하니 조급한 마음은 접는다. 우리는 어떻게든 가게 될 거니까 말이지.
덥고나. 더울 수록 건강 조심하자. 찬 음식 너무 많이 먹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