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나무 2004-01-18  

운문사.....
여행사진을 보다가.....운문사에서 나오는 길이었던가요?? 운문사로 들어가는 길이었던가요??....암튼...운문사의 사진을 보고서 눈이 번쩍 트였어요....작년 가을에 운문사에 한번 갈려고 마음 먹었는데...그날 비가와서 포기를 했었거든요....청도운문사가는길이 친정에서 좀 가깝다고 하더라구요....석남사고갯길을 넘어서면 왼쪽은 경남밀양이고.....오른쪽은 경북청도라는군요.....운문사 괜찮다고 친구도 그랬었고....남동생도 그러더라구요.....단풍도 이쁘고!!........봄에 다시 한번 더 가고자 마음 먹었습니다....그래서 님의 여행후기를 듣고 싶어요......어떤것을 보았고......어떤 느낌을 받았었는지......미리듣고 가고싶군요........말해주세요........네!!
 
 
kimji 2004-01-19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물어물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갔던 길이라, 지명이라든지는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경주에서 운문사로 가는 길이었는데, 산 속에 저수지를 만난 기억도 강하게 남는군요. 햇살에 반짝이는 그 맑고 푸른 저수지물을 보는데, 모든 것이 다 아스라한 기분이 되어, 갑자기 쓸쓸해졌다고 할까요. 문득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던 기억이...
그해 겨울의 동선은 사실 꽤 복잡다단했던 터였고, 저는 그 길에서 굉장히 춥고 외로웠더랬습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는 것이, 그것도 배낭을 메고, 운동화를 신고,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 옷을 껴입고서 걷는 길이라는 것이 그리 낭만적이지 못했겠지만 이상하게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그저 아스라한 기억으로, 그저 곱디고운 이미지로만 남아 있네요. 그 길에서 내가 가진 생각들은 아마 그 이후의 제 일상에 그저 녹아버리고 말았을테고요. 지금은, 생각해보면, 그 혼자 떠난 시간이 마냥 아프게 느껴집니다. 덕분에 건강해졌고, 회복되었고, 조금은 어른이 되는 길에 가까워졌지만 말이죠.
봄의 운문사도 고울 듯 싶네요. 저는 그 사찰에 대한 배경지식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인 상태에서 찾아갔던 터라,

kimji 2004-01-19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세한 부분은 말씀 드릴 게 없는 것도 사실이구요.
운문사 다녀오시면 그 때 님도 제게 그 곳의 풍경을 다시 말해주시길, 그리고 님의 느낌도요.

생각을 하니, 다시 또 나서고 싶어집니다. 후후...

kimji 2004-01-19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문사,하면... 그 여행길의 동선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동선의 가장 마지막이 운문사였거든요. 그날, 저는 운문사를 보고 온 날, 청도역에서 기차를 타고 밤늦게 서울에 도착했더랬죠. 제가 떠난 시기는 마침 요즘, 딱 이맘때였습니다. 겨울의 운문사, 좋았더랬죠.
날씨가 아주 쾌청한, 왜 겨울 특유의 그 맑은 겨울날씨였습니다. 사찰의 전각들은 그 햇빛을 받아 화사해 보일 지경이었으니까요. 밭일을 하시는 비구니스님들을 많이 뵈었고, 관람객과 여행객, 그리고 신자들도 꽤 있던 사찰이었습니다.
일반적인 구조와 다른 가람배치가 인상적인 사찰이었어요. 일주문이 옆쪽으로 비켜난 구조였는데, 그 사찰입구부터 마음을 뺏더니, 아담한 전각들과 광할한 누각이(정확한 명칭은 잊어버리고 말았네요) 발걸음을 자꾸 늦추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운문사는 사진에 담긴 그 길과 더불어 사찰 안에 있는 요사체로 건너가는 다리가 기억이 나네요. 일반인들은 출입금지지역이었는데, 그곳으로 가기 위한 다리를 디뎌보고 싶더라구요. 이상도 하지, 아무튼, 그렇게 다리 주변에서 내내 어슬렁 거리곤 했습니다. 운문사에서 찍은 사진이 몇 장 있는데, 님의 방명록에 올려보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