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은,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노인 요양시설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일본의 한 복지사가 치매에 걸린 한 노인을 만나, 지금의 '다쿠로쇼 요리아이'를 설립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다쿠로쇼'는 자택처럼 편안한 노인 요양시설, '요리아이'는 모임, 집회, 회합이라는 뜻의 일본어다.)
등장 인물 소개가 친근하고 다정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형성된 친밀감 때문인지, 그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접하고 그림을 그려 볼 때면 먼저 웃음부터 빵 터지기도 했다.
쉽고 간결한 문체로 빨리 읽히는 가운데, 노인문제와 요양시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인 가를 느낄 수 있었다. 초고령화사회를 대비해 우리는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잘 준비하고 있는 건가, 라는 물음과 함께 그 변화의 흐름에서 한참 뒤쳐진 우리네 사회와 복지, 그리고 우리의 의식에 대한 현실적 고민을 해보게 된다.
나는, 나이들고 병들어도 세상과 자연스레 어우러져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날을, 머릿 속으로 가만히 그려본다. 그건 아무래도 쉽지 않아 보인다.
'노인 요양시설' 하면, 다소 세상과 격리된 곳에 위치해 있으면서 효율을 강조한 관리 방식으로 각종 통제와 감독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꽤 폐쇄적인 장소가 떠오른다.
이 세상에, 특별 노인 요양시설 '다쿠로쇼 요리아이' 같은, 마치 일상생활을 하듯이 자유롭고 편안하게 지내며 늙어갈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 점점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더이상 실험적이지도 특별할 것도 없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보편적인 노인 요양원의 모습과 이미지가 그러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요리아이의 숲' 카페에서 판매하는 수제잼을 맛보고 싶다. 조카를 데리고 가서 케이크와 쿠키를 곁들인 티타임을 갖는다면 좋으련만. '요리아이의 숲'과 '요리아이 노인홈'의 이야기를 계속 만나보고 싶다. 재미난 에피소드가 넘쳐나는 그곳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잡지 <요레요레>가 궁금하다. (요레요레는 '비틀비틀'이라는 뜻의 일본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책이 발행된 이후의 이야기들도..... (2권도 만나볼 수 있나요? ^^;)
요리아이 창립자 '시모무라 에미코'가 추진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히고 불가능한 상황에 맞닥뜨릴 때마다 주문처럼 노래 불렀다는, 노랫말 'que sera sera(케 세라 세라)'. (케세라세라는, '이루어질 일은 언제든 이루어진다'라는 긍정의 의미를 담고 있는 스페인어)
나도 앞으로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구호처럼 외쳐볼 참이다. '케 세라 세라!'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