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뒤집어본 영문법
오성호 지음 / 김영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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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법공부를 한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수능이나 토익등에서 고득점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초등학교이래 10년이 넘도록 쌓아온 어휘력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단어를 알면 무엇하리... 간단한 말 조차 못 알아듣는 귀머거리에, 간단한 말 조차 못 하는 벙어리인걸. 외국인과 처음 만났을 때 첫인사정도야 그간 주입되온 '공식'에 의해 쉬이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과 5분도 채 되기전에 할 수 있는 말이 떨어져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마는 자신을 수없이 볼 수 있었다.

그간 내가 해온 영어공부는 모두 헛된 것이 아니었을까? 나는 영어를 공부한 게 아니라, 영어문제를 푸는 기술을 공부한 것 같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렇게 헛되이 보낸 시간이 너무도 아깝게 여겨진다. 그 시간을 좀더 효율적으로 사용했더라면 지금 이렇게 힘들어 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말이다. 이것은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된다.

우리는 왜 영어를 공부하려 할까? 많은 사람들이 토익이나 토플등의 성적을 높이기 위해, 각종 시험에 힙격하기 위해, 입사하기 위해 등이라 대답할 것이다. 이러한 영어공부는 일상과 동떨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원하는 목적을 이룬 뒤에는 쉽게 잊혀지거나 실제 상황에서 큰 쓸모가 없는 경우가 많다. 당연하게도 이런 공부는 재미있을리 만무하며 따라서 실력이 늘기도 어렵다. 그러나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은 영어를 시험과목이 아니라 '말'이라 생각한다(고 한다;) 그들은 다른 이의 말을 이해하고 자신의 말을 전달하는 것을 영어를 공부하는 목적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이 익힌 표현을 다른 곳에서 접하거나, 스스로 사용하게 되었을 때 재미를 느낀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실력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문법이란, 틀린 부분을 찾아야 한다거나 다른 표현으로 고쳐야 하는 문제의 대상이 아니라, 영어를 하나의 말로 여기고 그 말을 하기 위한 틀인 것이다. 따라서 문법을 영어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틀로 생각해야지, 다른 사람에게 영어 지식을 자랑하려는 수단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또 굳이 문법을 완벽하게 알 필요도 없다. 우리가 한국어를 말할 때 일일이 문법을 따져가며 말하는 가? 우리에게 필요한 문법은 영어문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내것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문법이다.

이 책은 기존의 문법책과는 사뭇 다르다. 가장 큰 특징으로 5형식이니 분사니 부사적용법이니 하는 문법에서만 볼 수 있는 특정용어를 없앴다는 점이다. 사실 이들 용어의 이름과 형태를 안다고 영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름이나 형태따위가 아니라 용어의 의미와 사용방법이다.

또 다른 특징으로 이 책에서는 각 문법사항들의 뉘앙스 차이를 이해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would라든가 ing형, 혹은 관사 등 이들의 뉘앙스를 모르고서는 어감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구절구절 쓸데없는 말이 많았지만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는 말이다. 특히 영어를 시험문제가 아니라 말로써 이해하고 싶은 분께 적극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안드로메다에 관광보냈던 영어의 개념을 되찾아올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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