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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피렌체 ㅣ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14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이번 편은 전작에 비해 극적 요소가 보다 풍부해진 것 같다. 전편에서 단지 도입부 역할만 했던 의문의 살인도 이번 편에서는 이야기의 중요한 축이 되어 등장한다. 의문을 탐구하는 탐정의 역할을 하는 존재가 없기에 추리소설이라 보기엔 어렵겠지만, 그와 유사한 구성으로 독자들의 긴장감과 호기심을 끌기엔 충분한 것 같다. 특히 이번 편에서는 유명인이 직•간접적으로 대거 등장한다.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실제 존재했던 이탈리아의 명문 귀족이다 보니 그럴 만도 하다. 이번 편은 메디치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 들 사이의 얽히고 섥힌 관계와 갈등을 풀어가는 모습이 상당히 흥미롭다.
피렌체 편의 주 이야기는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시리즈 전체의 주인공인 마르코(주인공임에도 아직까지 그 비중이 크지 않다)와 그의 연인인 올림피아의 이야기다. 전편에서 단지 육체적인 사랑 단계에만 머물렀던 그들 사이에 진정한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그들의 사랑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사뭇 기대된다. 또 다른 이야기는 이번 편의 진정한 주인공인 로렌체노 데 메디치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에 의해 피렌체의 재부흥과 토스카나 공국 건설의 계기가 시작되지만 그것은 훗날의 일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음모가 밝혀지고 그 실행이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다만 역사적 사실을 중시했기 때문인지, 절정부분에 비해 결말이 다소 맥없이 끝난 것 같다. 역사로써의 소설보다 소설로써의 역사에 더 가까운 것 같다. 하지만 역사를 소설로 풀어내는 시오노 나나미의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다음 권이 마지막이란 사실이 아쉬울 뿐이다. 그리고 마르코의 사랑이 어떻게 전개될지 너무도 궁금해진다.
한 줄 감상 : 음모와 암살에 대한 마키아벨리적 해석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