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공부 10회로 승부하기 - 읽기만 해도 언어영역 1등급
강영길 지음 / 한권의책 / 201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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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에 어떤 영어선생님을 알게 되었다.

그 분은 한 때 잘 나가는 강남의 영어과외 선생님이셨는데, 어느 날 갑자기 회의가 밀려오더란다.

그 분에게 수업을 받을려면 꽤 비싼 과외비를 내야 했다. 어느 날 과외 가격을 내렸더니 학생들이

그만두더란다. 그렇다고 그 선생님이 실력이 떨어지신 것도 아닌데,...

그 이야기를 듣고 참 이상하단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한 편으론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사람들의 심리가 이상한 건지, 어떤 책에서 그런 비슷한 이야길 읽은 적이 있었다.

 

 

어떤 주인이 여행을 떠나면서 하인에게 집에 있던 물건을 팔라고 이야기했단다.

그 물건은 주인이 바닷가에서 주운 반짝반짝 빛나는 돌이었는데, 그렇다고 진기한 보석은 아니었단다. 주인의 말을 듣고 하인은 그 돌을 상점에 내놓았는데 아무도 사가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전화로 주인에게 그 상황을 이야기했더니 주인은 원래 가격에서 동그라미를 하나 빼고 팔라고 했단다. 일테면 10000원이었으면 1000원으로,...

하인이 주인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동그라미를 빼는 것이 아니라 더한 가격으로 내놓았단다.

10000원에서 동그라미를 하나 더해 100000원으로,,,

그랬더니 여기 저기서 사람들이 몰려와 그 돌을 사려고 난리법석이었단다.

똑같은 돌인데, 가격에 따라 달리 보는 것.

하긴 똑같은 사람이라도 옷을 어떻게 차려입었느냐에 따라 사람을 대하는 법이 달라지니.

그건 사람들 마음 안에 비싸면 좋을거라는 선입견이 들어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선제는 고3이다.

다른 과목은 성적이 좋은데 유독 국어가 공부한 것에 비해 성적이 안 나온다.

선재의 목표는 서울대,

결국 정보력이 뛰어난 이모에게 과외선생님을 소개받아 과외를 시작한다.

3개월의 기간동안 10회만으로 국어 성적 올리기 작전!

 

 

<국어공부 10회로 승부하기>라는 책의 제목처럼 책은 선제가 과외선생님에게 전수받는 비법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말 그대로 이 책은 문제를 푸는 방법, 수능에서 어떤 지문이 나올 것인지 지문 선택의 흐름, 시험의 찍기 요령, 국어시험준비의 A부터 Z까지 다 나와 있다.

 

 

특히 모르는 문제 찍는 방법은 내가 알던 방법과 같아서 무척 놀랬다.

중학교 3학년 연합고사를 보기 전에 수학선생님께서 그런 이야길 해주신적이 있었다.

대부분 수학문제는 4가지 보기가 골고루 나오니까 무작정 찍지말고 확률적으로 찍으라고 하셨다.

80년대 초반 연합고사에서 난 수학 만점을 받았다.

선생님의 찍기 비법으로, ㅎㅎ

20문제 중에서 딱 두 문제가 헷갈리는 문제였다.

그래서 이왕 찍을 거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에 수학의 모든 답의 갯수를 세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운좋게 나머지 보기들은 5개씩인데, 유독 4번 답만 3개밖에 없었다. 내 기억엔 <가,나,다,라>라고 표기했던 것 같다.

결국 헷갈리는 문제 두 개는 모두 <라>로 찍는 걸로!

한문도 한 문제가 아리까리했다.

총 4문제가 나왔는데, 내가 고른 정답은 <가>, <다>, <나>,

또 <라>가 빠졌다.

찍신 발동, <라>로 찍었다.

연합고사 성적표가 나오는 날, 정말 기분 째졌다.

한문도, 수학도 만점을 받은 것이다.

 

 

선제의 과외 선생님이 가르쳐 준 찍기 비법도 같았다.

모든 시험들의 정답 비율이 비슷하다는 것.

읽으면서 내내 신기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그 확률이 나머지 문제들의 정답이 확실할 경우에만 해당된다는 사실.

내가 아는 정답이 틀린데 멋모르고 확률로 따져 찍다보면 나중엔 정답이 아니라 <비 사이로 막가>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어쨌거나 이 책은 일단은 재미있고, 책의 목적대로 강남에 다니지 않는 학생이라도 쪽집게 선생님의 명강의를 받을 수 있고, 그와 더불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까지 던져주는 최고의 책이었다.

고3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통해 그 아이들의 고민, 왕따, 고3 선생님의 학교폭력,

수능시험정보도 얻고 재미있는 소설까지 덤으로 읽으니 일석이조!

 

 

내가 고3때는 과외도 없었고, 학원도 없었고, 유일한 거라곤 학교 수업과 EBS 교육방송에서 했었던 서한샘 선생님의 국어수업이 다였는데,...

한샘 국어를 집필했던 서한샘선생님의 직강을 라디오에서 들었을 때 참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밑줄 쫙, 빨강으로 똥그라미, 요건 중요하니까 별표 세 개."

그 뿐인가, 학교 모든 선생님들이 열과 성을 다해 가르쳤었다.

우리 학교 쌤들이 좋았던 건지, 그 당시 쌤들이 모두 그랬던 건지, 30년 전이 그립다.

 

 

이 책을 지은 저자에게도 고맙다.

울 아들은 어떤 학원도 다니지 않는데, 이 책 한 권으로 국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 책을 많이 못 읽는게 아쉽긴 하구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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