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과학의 함정 - 인간에 관한 가장 위험한 착각에 대하여
알바 노에 지음, 김미선 옮김 / 갤리온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관습처럼 굳어져 왔던 전통 Mind/Body의 이분법적 구분을 벗어나려는 현대 철학의 시도를 과학적 시각에서 재조명해보려는 시도가 돋보이는 책이다.
어렴풋이 머리(두뇌) 또는 마음과, 신체(몸)의 문제를 갈라서 생각할 수 없고, 일원론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 온 것들에서 한발 더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즉, 항상 우리가 두 발 붙이고 있는 이 세계와 연관지어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 인지라는 것 자체가 두뇌만으로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없이는 인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책속으로]

우리의 삶, 우리가 하는 의식 경험의 토대는 우리 자신이 속해 있는 의미 있는 세계다. 더 넓은 세계,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의 특징이 의식 있는 삶의 이론을 구성하는 원료이다. 뇌가 이야기에서 주역을 맡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뇌가 하는 일은 의식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 뇌가 하는 일은 우리가 주위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처신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 뇌와 몸과 세계는 각각 우리를 현재의 우리과 같은 종류의 존재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는 세계를 해석하지 않는다. 의미 있는 세계는 우리 앞에, 이해된 상태로, 해석이 시작되기도 전에 거기 있다. (pp.270-271)
우리는  우리의 뇌를 포함하여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신체 전반 내에서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상호작용은 항상 우리가 처해 있는 외부 환경(세계)과 단절되어 있지 않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로 부터 뇌 중심적인 사고를 벗어나 우리가 할 수 있는 또다른 역량들에 대해 깊이 있는 다른 길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Top-down 방식의 인공지능 연구의 한계를, Bottom-up 방식의 인공생명으로 부터 얻은 아이디어로 새로이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그게 아직 다른 길로 들어선 시작점이라는 것일 뿐, 아직 우리는 너무도 광활한 무지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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