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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 내 몸을 바꾸는 에로스혁명 ㅣ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6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에 대해 가지고 있던 '신화'들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
나는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는 '나'로 다시 태어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다시 태어난 그 순간이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거다.
사랑은 프로세스다.
늘 진행중인 것이어서 지속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어야 한다.
들여다 본다는 것은 살아있어서 움직이고 변화함을 감각하는 것이다.
사랑은 결코 완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사랑에는 '주체'와 '대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사랑하는 주체와 또 하나의 사랑하는 주체가 결부되어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그러한 주체끼리의 만남이 있는 순간을 '시절인연'이란 말을 빌려와서 말하고 있다. 진정으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주체끼리는 그렇게 사랑을 향해 호흡을 맞췄다가 혹시 그 호흡이 다하였다면 이미 사랑이 끝이 난 것임을 서로가 알고 있을 것이고 또 인정하게 될 것이다.
진정한 사랑이란 영원불멸한 것이라고? 그런 사랑을 하기란 영생을 얻는다는 것 만큼이나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다. 결국 그것은 소설이나 영화에서 만들어진 환상에 불과하다.
영원불멸과 비슷한 경지의 사랑까지는 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하지만 그러려면 영원불멸과 비슷한 노력을 해야한다. 영원불멸 비슷한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영원불멸한 사랑을 꿈꾸는 것은 결국 헛된 망상에 불과한 것이다.
어찌됐든 결론은 '사랑도 뭘 알아야 하지' 이다. 결국 사랑공부를 해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접 사랑을 해보면서 하나하나 몸으로 짚어 나가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이 다 없어지고 마는 순간이 도래할 때 까지!
이 책을 소유하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 와서 내 몸에 다 체화되어 버리지 않는 이상 자꾸 펼쳐보면서 깨달아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공부하고 나니 10년 전에 처음 본 이 주옥같은 시의 한 구절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진다.
허황된 망상의 감옥에 갇혀있던 이 아름다운 언어가 이제 비로소 가슴 속에서 부터 뜨겁게 솟아오르는 눈물 한방울의 감격으로 해방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