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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교실에서 여학생과 남학생이 사는 법 ㅣ 슬기로운 학교생활
은이정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11월
평점 :


아이가 곧 중학교를 올라가다보니 점점 사춘기나 청소년에 관한 책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이번에도 읽게 된 책, 게다가 진학할 학교가 모두 남녀공학이라 더 끌렸다.
제목만 보면 남녀공학에 관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책 속에 등장한 내용은 남중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이야기와 선생님의 의견이 담겨있다.
이 책은 한빛청소년자람센터의 청소년 토론 동아리'이야기탐구반(이탐반)과 지도교사 '천원쌤'이 1년동안 활동하며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중학생 8명이 남자다움을 주제로 짧은 이야기를 쓰고, 이에 대해 논의한 내용을 담아냈다.
학생들이 쓴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두 '승주'로 불리는데, 승주는 남자다움에 고민하는 모든 학생을 대표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10편 정도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성평등,성차별,혐오 등에 관련된 이야기로 주변을 둘러봐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실감이 느껴졌다.
중학생 친구들이 쓴 이야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스토리전개도 나쁘지 않았고, 토론내용도 꽤 수준높은 상식과 의견들이 나와서 놀랐다. (나중에 반전을 보면 좀 허탈하긴 하다. 스포가 될 수 있어서 이 부분은 자세한 설명이 불가)


한 이야기가 끝나면 그 이야기의 문제점이나 개선할 점 또는 해결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식으로 댓글을 단다. 그 댓글에 또 다른 추가사항이나 공감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인데..
이야기도 좋았지만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댓글부분이 나는 개인적으로 더 좋았다. 몰랐던 정보들을 알기도 했고, 그 중 꼭 필요한 부분도 있어서 청소년들이라면 추천해주고 싶은 권장도서이다.


승주커플의 이야기는 좀 충격을 받았던 게, 여자승주와 남자승주의 성향?차이로 헤어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 이유 중 하나인 데이트 중 스킨십 문제로 사진을 찍다가 남자승주가 여자승주에게 갑작스럽게 뽀뽀를 하게 된 게 화근이였다. 갑작스런 스킨십에 기분이 상한 여(자)승주는 바로 사진을 찍으며 화를 냈고, 남(자)승주는 그 부분에 대해 당황하기도 했고 기분이 나빴다고 한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친구는 데이트 폭력,성폭력이라는 주장을 펼쳤는데, 댓글에서도 그렇듯 대개는 연인과 하는 스킨십이 성폭력이나 데이트폭력이라는 생각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좀 의문스러웠다.
그렇다면 매번 연인과의 스킨십은 상대의 동의를 꼭 구해야하는건지 싶고.........
그러던 찰나에 본 댓글이 참 좋은 방법인 듯 싶었다. 이미 서구권에서는 이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고 하는데, 90%다가가면 10%로는 상대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식, 9대1법칙!
물론 거절을 당하면 민망하기도 하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이보다 더 현명한 방법이 있을까 싶기도하다.
사춘기는 성에 대해 눈을 뜨는 시기로 많은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한다.
이럴 때 확실하고 관대하게 호기심을 풀어줄 수 있는 다양한 의견들을 들어보고 수렴하게 하는 게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실제로 이런 방법을 활용해서 학교에서 다양한 토론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학교폭력 피해자,데이트폭력, 성차별, 성소수자, 성역할, 성정체성 등 다양한 주제를 담아낸 이야기로 기존의 틀을 좀 깨트리고 더 넓은 성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청소년 뿐 아니라 청소년을 가르치는 교사 혹은 학부모가 읽어도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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