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일 생각은 없었어>,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좋아서가 아냐>, <나뭇가지가 있었어>, <사일런트 디스코>.
죽일 생각은 없었어는 한번의 살인으로 희열과 쾌락을 느끼고 그 뒤부터 자신의 신경에 거슬리면 살인을 저지르는 한 여성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은 온라인상의 자신과 현실의 자신을 구분짓지 못하고, 온라인 속에서 충성하는 인물에 의해 살인을 저지른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반전을 엿볼 수 있었고, 주인공의 행동들이 소름끼칠 정도로 묘사되었다.
좋아서가 아냐. 의외로 이 스토리는 남자가 스토킹을 당하는데, 헤어진 연인을 잊기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 우연히 만난 여자. 그리고 금새 연애를 하게된다. 그런데 여자가 생각보다 이상하다. 점점 선을 넘는 행동들에 질려버린 남자는 이별을 통보하는데, 끈질기게 주변을 맴돌며 괴롭히는 여자. 이 이야기의 반전이 진짜 역대급이였다. (결말은 스포라 더이상 말할 수 없음ㅠㅠ ) 작가의 말에서 보니 우리나라 스토킹 범죄 구속 비율은4.8%정도 밖에 안되고,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조심할 것을 강요한다.
이런 부분은 평소에도 미디어에서 자주 접했던 지라 안타까운 부분이였는데, 개선점이 보이지 않아서 더 화가 날 뿐이다.
나뭇가지가 있었어, 교수가 되기위해 온갖 부당한 대우와 성착취를 겪으면서도 참아온 연구원, 자신의 복수를 위해 매일 같이 견디며 칼날을 갈아왔던 연구원은 계획대로 복수에 성공하게 된다. 이 작품을 다 읽고 어제 인터넷 기사에서 비슷한 내용의 사건을 보았다.
교수를 살인하거나 성착취의 내용은 아니였지만, 연구비 목적으로 쓰이는 카드를 개인적으로 활용하고, 시간외 수당 부당수령 등 각종 비리가 드러난 사건이였다. 소설과 비슷한 내용의 사건을 실제로 접하다보니 이제 픽션이 픽션같이 느껴지지 않게된다.
제일 마지막 소설인 사일런트 디스코는 앞부분 전개에서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결말이 다소 흐지부지 하게 끝나버린 것 같아서 좀 아쉬웠던 작품.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되어서 위의 작품들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 소설을 제외하고 나머지 소설들은 실제 사건이라고 해도 믿을 수 밖에 없는 요즘 현실이다.
묻지마사건, 스토킹 범죄, 미성년자 범죄, 각종 비리와 공금횡령 등... 기본적인 틀은 스릴러를 담고 있었지만 내용은 모두 다양한 범죄들을 저지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인간들에게 느낀 환멸과 불안들은 말하기 버거울 정도였다.
피해자가 더이상 가해자들에 의해 도망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은 존재할까?
책 속의 소름끼쳤던 대사가 범죄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라는 걸 알게 되니 정말이지, 인간의 끝이 어디인지 너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