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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 너의 꽃말은 외로움이다
이동영 지음, 이슬아 그림 / 다반 / 2023년 5월
평점 :

오랜만에 시간내어 읽어본 책, 역시나 에세이는 내게 너무 잘 맞는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후루룩 읽어갔다.
어릴 적부터 유난히 사랑받고 자랐지만, 10대 20대에 지독히도 외로움을 느꼈다고 한다.
사랑을 받고 자랐음에도 외롭다고 느낀다는 건 도대체 무슨 말일까?
당연히 받고 자랐던 그 사랑이 세상을 나와보니 전혀 달랐다고 한다.
초중고 시절에는 소위말하는 학폭을 겪었고, 이른나이에(19세) 자원입대해 가혹행위와 구타를 당했으며,
그 때 들었던 “넌 쓸모없으니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해”라는 말을 매일 같이 들었다고 한다.
부모님은 면회 시 아들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고, 잦은 면회를 왔다고 한다. 유일한 숨통이였다고 말하는 작가는 아무래도 그 덕에 무사히 제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회에 나와서도 어린시절부터 겪은 나쁜 기억탓에 사람이 좋게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어찌저찌 시간이 흘러 SNS가 도달한 세상까지 왔다.
그 속에서 깨달을 수 있었던 건 ’나만 외로운 게 아니였구나‘라는 사실이다.
사회적 환경으로 인해 외로움을 느꼈던 것도 있지만, 저자는 기본적으로 타고난 성향에 외로움도 있었던 것 같다.

(이 부분은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부분이였던.. )
01.우리는 언제는 서로를 먼저 떠날 수 있다
-인간관계
02.너와 내가 부지런히 사랑했음 좋겠다
-사랑
03.오늘 하루 잘 보내는 연습을 합니다
-일상
04.당신은 결국 당신이 바라는 사람이 됩니다
-자신의 꿈 또는 이상
네가지의 목차를 통해 간단히 내용을 설명하자면 대략 저런 이야기를 담았다.

에세이가 대부분 그렇듯 읽을 땐, 내 얘기인듯 술술 읽히고 공감하다가 아주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마치 누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정리해주고 조언까지 덧붙여주는 느낌.
위의 글을 읽고, 우리 시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어머님도 ‘마지막’이라는 말은 하는 거 아니랬는데,
나는 아무생각없이 사용해왔던 마지막이라는 단어.
그 때 하신 말씀에 그냥 별 뜻 없이 문맥에 맞게 사용하는 단어일 뿐인데, 그렇게 의미를 두나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그 말씀이 와닿았다.
아마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기 시작하면서부터 인 듯 했다.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마지막‘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게_
그래서 나도 ’마지막‘이라는 말을 잘 안쓰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이 좋았다면, 자신의 내면 어딘가에 비슷한 상처나 고통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이 책이 좋았는데, 그럼 나도?
막상 생각해보니 아무리 극E의 성향을 지녔더라도 살아가면서 한번은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되지 않나?
본연의 성향을 떠나서 사회적인 환경때문에 겪게되는 고통,상처들은 누구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어느 누가봐도 좋게 느껴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었다.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글로 표현해 내는 걸 나는 참 좋아한다. 그것이야 말로 대단한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있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성공담이든 실패담이든 한사람의 인생을 써내려간 자서전이든 현실로 마주하게 되는 다른 사람들을 오롯히 느끼고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