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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버스 정류장
하백 지음, 연화 손글씨 / 좋은땅 / 2022년 12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읽어본 시집 <마음버스 정류장>.
원래 정류장은 한자로 停留場(머무를정,머무를류,마당장) 인데, 이 책에서 쓰여진 정류장은 情留場(뜻정,머무를류,마당장)으로 쓰여져 정이 머무르는 곳이라는 뜻으로 쓰였다고 한다.
정이 고픈 사람들, 마음 고픈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잠시나마 머무르며 흡족한 마음을 안고 떠나기를..

일상 속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부분들을 시로 표현하고, 그것에 대한 생각과 감정들을 다시 글로 써내려갔다.
어렵지 않은 내용이라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고, 흔히 느끼는 것들이라서 더 와닿았다.

남에게 피는 꽃은 잘 보이지만 나에게 피는 꽃은 잘 보이지 않는다.
남에게 피는 꽃은 화려하게 보이지만, 그 과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나에게 피는 꽃은 초라해 보이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나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모든 꽃은 다 예쁘고 화려한데, 왜 남에게 피는 꽃만 유독 더 화려하게 보이는 건지..
그 꽃을 피우기 위한 과정은 나의 꽃 뿐만 아니라 남의 꽃 역시 힘든 과정을 거쳐 피어난 것임을 깨닫자.
초라하게 느껴진다면 아마 아직 활짝 피어난 게 아니라 그런게 아닐까?
나의 꽃도 화려하다고 느껴지는 그 날이 올 때까지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활짝피어 화려하게 보일 것이다.

고집이 수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개인적으로 나는 고집이 센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이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동요하지 않을까싶다. 근데 이 글을 보면서 고집과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의 고집을 바꾼다는 것은 내가 가진 철학과 원칙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것에 덧칠을 하라는 것이다.
왜 나는 그동안 위의 글처럼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까? 기본적으로 고집이 있는 사람에게 그것을 버리라고 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버리는 게 아니라 약간의 변화만 주자고 설득하면, 그건 가능한 일 일수도 있다.
그간 나는 고집 센 사람들을 상대하기 싫어서, 그들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좋은 문구가 너무 많아서 소개하고 싶은 글들이 많았다. 저자의 의도대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충분히 흡족했다.
시집을 읽으면서 인상 깊다고 느끼기 드문데, <마음버스 정류장>은 마음 속의 미운정과 고운정 모든 것을 다 끌어내주고, 보듬어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