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하우스 - 있지만 없었던 오래된 동영상
김경래 지음 / 농담과진담 / 2022년 12월
평점 :
품절



<삼성동 하우스> 삼성동에 있는 집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날 것만 같은 제목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더 진한 여운을 풍겨준다.

왜 이제서야 작가가 되었는지... 아니 그것보다 이런 진정한 사람이 왜 기자를 관두었는지부터 아쉬울 따름이다.

작가는 22년의 기자생활을 접었다. 기자도 글을 쓰는 직업이지만 이야기를 창조하고 싶은 욕구가 커져 관둔거라고 말하고 다닌다고 한다.

역시 기자라서 그런가 글쓰는 필력이 장난이 아니다.

읽으면서 몰입감은 말할 것도 없었고, 자연스레 그 상황들이 머릿속에 그려져서 끝까지 지루함 없이 완독했다.




서론에서 사건의 시작은 대학생 태훈이 새로 산 노트북을 카페에서 도둑맞게 된다. 한푼이 아쉬운 판에 새로사기엔 부담되어 중고나라에서 비슷한 사양의 노트북을 산다. 막상 거래를 하고 보니 용량이 가득하다.

가득찬 용량은 대부분이 동영상 파일이였는데, 하나씩 열어보다 발견한 건 다름 아닌 몰카였다. 그것도 성적인 행위를 하는 몰카. 영상 속에 있는 인물은 누구나 알 법한 아주 유명하고 지위있는 회장님. 이걸 어쩐다?

태훈은 고민끝에 이 파일을 여러 언론사에게 취재해달라고 여기저기 연락했고, 대부분이 거절 혹은 장난치는 거라 생각하며 관심 갖지 않았다.

그러다 HBC의 이동해 기자를 알게 되고, 태훈과 동해는 직접 만나 파일을 보고 이야기 나누며 사건의 취재를 시작한다.






HBC라고 다를 건 없었다. 동해는 취재를 하기 위해 윗선에 보고를 해야했고, 위에서는 취재하지 말라며 선을 그었다. 오기가 생겼다고 해야하나. 동해는 결국 개인적으로 취재하다 혼자서 힘으론 부족하다 느꼈고, 신생매체의 열혈기자 정혜와 손잡고 함께 취재를 한다. 동해의 조건은 이 기사가 보도되는 것과 기자지망생인 태훈을 인턴으로 써달라는 것. 그렇게 셋은 힘을 합쳐 동영상 파일사건을 제대로 파헤치게 되는데...


이야기의 끝은 결국 사건의 모든 것을 알아내 기사까지 보도한다. 유명인사인만큼 핫이슈로 떠올랐지만, 모든 사건이 그렇듯 시간이 지나면 식어버리기 마련이다.

다만 그 몰카동영상의 주인공이였던 회장님이 불순한 행위와 다양한 불법을 저지르고도 피해자라고 당당히 발표된 이 사회에 대해서 상당히 불편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모든 게 논픽션이라는 사실이 더 소름끼쳤다.

난 이 사건에 대해 알지 못했는데, 책을 통해 알았고 아마 많은 사람들도 이 사건에 대해 이렇게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할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나 MZ세대라면 더더욱....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권력과 부의 상징들이 수많은 고위직들과 다 연결되어 있어 어떤 부정한 행위를 저질러도 쉬이 넘어가는 이 사회의 모습들.

적나라하게 책 속에서 드러난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그런 곳이라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무섭고, 불편할 뿐이다.

그나마 요즘 세대들처럼 너나나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아져 억울한 피해나 불편한 일들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져서 앞으로 살아가는 이 사회가 더이상은 약육강식의 세계가 아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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