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지영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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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주인공은 중학생 소녀 양고울. 양고울은 친구도 없고, 학교생활도 간신히 버티고 있는 중이다.

집에서는 부모님과 냉랭한 기류가 흘렀고, 과자중독증을 갖고 있다. 책상 첫번째 서랍은 고울이가 좋아하는 과자로 늘 가득 차있다. 부모님은 과자중독을 끊기 위해 여러 방법을 써봤지만 늘 실패로 돌아갔다.

물론 이 모든 시작이 2년 전의 사고로부터 시작되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가 없었던 고울이에게 유일하게 친한 친구였던 예담이.

유일하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었던 친구였다. 5학년 때처럼 항상 붙어 다닐 줄 알았는데, 새학년이 되면서 반이 갈렸다. 쉬는 시간에 예담이네 교실에 갔다가 태린이와 이야기 하며 웃는 모습을 보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서점에 같이 가는 횟수도 점점 줄어들었다.

서점에 함께 가자고 조르던 날. 예담이는 학원 때문에 시간이 빠듯해 힘들다고 했지만, 함께 가주는 대신 책을 예담에게 먼저 빌려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렇게 서점에서 책을 사고 나오며 예담이가 학원시간 늦겠다며 먼저 급하게 뛰어나갔고.

그 길로 음주운전자의 차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 자리에서 목격자가 된 고울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우뚝 서서 바라만 보는데... 결국 그 사고는 고울이에게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그렇게 스스로가 세상과 단절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다 자신의 탓인 것만 같은 고울이.

그렇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식을 앞둔 날. 부모님은 그제서야 예담이의 사망소식을 전해준다. 열흘 전 세상을 떠났다며..


중학교 입학 후에도 여전히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늘 혼자였던 고울이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준 건 민서와 태린이였다. 북튜브 대회에 함께 나가자며 고울이를 설득했고, 어쩔 수 없이 고울이는 자신의 책상서랍에 채울 과자값을 위해 함께 북튜브 대회를 준비하게 된다. 대회를 준비하며 책 속의 주인공이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것을 깨닫게 되고, 뒤늦게 찾아본 뉴스와 사고영상들 그리고 남겨진 댓글들.

블랙박스 영상 속에는 사고난 예담이와 잉어빵 봉지를 들고 서서 그 장면을 바라보고 서있는 자신이 모습이 보인다.

'예담이의 죽음'에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닫힌 세상 속에서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오는 일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책 속의 주인공 고울이는 자책하면서, 평생을 그렇게 지낼 것 같았다. 다시 손을 내밀어 준 친구들이 없었다면 말이다.

사고의 당사자와 그 주변 사람들에게는 평생을 안고 가야할 만큼의 상처이다. 이 책을 펴낼 당시가 10월이였는데, 딱 그맘쯤 우리도 비슷한 사고를 겪었다. 비록 나와 관련없는 사람들이지만, 그 사고로 인해 아파할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더이상 헤짚어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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