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라는 모험
신순화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의 책 중 <꽃과 풀, 달과 별, 모두다 너의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 지금 찾아보니 무려 4년 전에 읽은 책이다. 그 당시에도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산골마을 시골로 들어가 전원주택의 삶을 살면서 갑작스레 바뀐 환경에 아이들도 적응하기 힘들었음에도 잘 극복해 나가며 육아하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 날 만큼 인상깊었다.

그 이후에도 여러 번 이사를 했던 건지 자세한 설명은 나와있지 않았지만 <집이라는 모험>에서는 아파트에서 살다가 전원주택으로 이사하며 12년간 지낸 기록을 에세이에 담아내었다.

그 사이 아이들도 자라 어느 덧 성인이 되고, 더 많은 에피소드도 생겨났다.



지난 번에 읽은 책은 전원주택 삶의 로망을 그린 에세이 같았다면, 이 책은 전원주택 삶의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책에 더 가깝다.

나 역시 지금도 단독주택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 부부는 여전히 한적하고 공기좋은 시골같은 분위기의 전원주택 삶을 꿈꾸고 있다.

아파트 생활을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적은 없다. 그런데 주변 지인들의 집에 가끔 초대되어 가보면 잠시나마 머무는 그 시간에도 갑갑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많았다. 아이들이 놀러가도 마음껏 소리치며 뛰어놀 수 없을 뿐 아니라 발소리마저 작게 내야하는 그런 공간에서는 살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물론 다양한 문화공간과 크게 신경쓸 것 없이 관리비만 내면 되고, 조금 더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건 맞지만 아무래도 우리 가족은 주택에 길들어져 있어서 그런지 아이들도 아파트생활에는 크게 욕심낸 적이 없었다.





주택은 집주인이 손보지 않으면 고스란히 문제점들이 다 드러난다. 저자가 새로 이사한 전원주택은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저수지가 있는 언덕마을인데, 그곳은 사람이 살지 않은지 오래되어 주변환경 마저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나무, 풀, 꽃과 다양한 동물들까지 스스럼 없이 마주칠 수 있는 곳.

넓은 밭과 마당까지 있어 작물을 키우고 개과 고양이, 닭까지 키우며 이전에 꿈꾸었던 로망을 현실로 마주하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집을 상상해본다. 창이 많은 집은 추울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오랜시간 동안 비워져있었던 그 집은 창도 낡고 오래되어 우풍까지 들어 무시할 수 없었다. 따뜻한 아파트 생활을 하다 처음 겪어보는 추위. 나는 안다. 노후된 주택에 살아봤기에. 우리집도 리모델링 이전에 겨울에 실내 온도가 10-15도 이상이 되어본 적이 없었다. 보일러를 아무리 돌려도 금새 추워지고 열이 다 빠져나가 소용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남편과 단열공사와 창호교체로 예전에 비하면 정말 훈훈한 집에서 살고 있는데, 저자의 마음을 백번 이해 할 수 있었던 부분들이 너무 많아 공감되었다.





이후에 또 어떤 집을 골라 이사를 갈지 아니면 계속 그 집에 머무르게 될 지 모르겠지만, 저자에겐 집이란 단순한 주거의 공간을 떠나 다양한 사람과 동.식물들의 인연을 맺고 소통을 하는 그 이상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을지 모른다.

함께 살고 있는 세 아이들이 모두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난다 해도 그 집은 많은 추억이 묻은 공간이기에 저자의 마음을 외롭게 하지 않을 것 같았다.

끝까지 다 읽어보면 <집이라는 모험>이라는 책 제목이 가슴깊이 와닿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