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 구하기
김설아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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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아 작가의 단편소설 모음집.

처음 읽어보는 작가의 작품이였지만, 아프로스미디어의 출간작품답게 역시 이전의 출간된 책들과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어색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책표지의 띠지에 등장하는 드래곤, 악마, 뱀파이어, 외계인, 몬스터... 등을 한 책속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오컬트 판타지라는 장르는 못들어봤는데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쪽이 속해있는 부류인 것 같다.

특히 뱀파이어. 이 책에서는 뱀파이어에 대해 별로 강렬한 인상을 받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8개의 단편선으로 구성된 <안드로메다 구하기>

-과자와 고기 : 과자공장에서 일하는 식인 외계인

-안드로메다 구하기 : 남다른 성장통을 경험하는 고대 왕국의 공주

-유령 들린 스텐 팬 :인간의 탐욕을 먹고 사는 악마를 만난 주부

-금빛 집 : 특별한 친구를 사귀게 된 중학생 소녀

-데빌라 : 성녀와 악녀로 자라난 쌍둥이 자매

-새롭고도 낯선 당신의 이웃 : 이상한 이웃을 만나는 무명 작가

-천년우물 : 시간을 되돌리는 가보로 자식을 구하려는 엄마

-값비싼 사랑 : 인간이 아닌 존재를 사랑하게 된 여고생

그 중에서도 몇 편의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

과자와 고기는 인간의 탈을 쓴 외계인 하나는 고향의 식량난으로 인해 지구에 와서 살게 되었다. 외계인들만 다니는 M편의점에는 인간의 고기를 판매한다. 먹고 살기 위해선 돈이 필요했고, 그렇게 과자공장을 다니며 전전긍긍하던 하나.

인간을 직접 도축하거나 고기를 훔쳐먹는 것 또한 추방행이였기에 간신히 벌어 먹고 살던 하나는 한 노부부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편의점에 대해서 듣게 된다.

적어도 자신의 고향에서는 인간인 척 살아가지 않아도 되었기에, 이제 고향으로 돌아갈 그날만을 손꼽아 가 기다리며 공장일을 하던 어느날. 굶주림으로 인해 정체가 탄로나기 일보 직전, 공장기계로 인해 사람이 죽게 되고 그 배후에는 하나가 있었다. 과연 하나는 자신의 고향으로 무사히 귀향할 수 있을까?

유령 들린 스텐 팬은 신혼부부인 영현과 주라.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주라의 설득 끝에 영현과 함께 난임센터를 찾았고, 30대 초반이라 큰 문제는 없으나 주라의 체중이 평균보다 많이 나가는 편이고, 영현의 정자 활동성이 약간 떨어진다는 결과를 들었다. 난임센터 이후 둘의 사이는 점점 멀어졌고,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던 주라는 이사를 제안했다. 주라는 줄곧 열심히 집을 알아보다 급처로 나온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된다. 새로 이사온 집에는 최신형냉장고과 독일제3구 하이라이트, 반짝이는 스텐 팬까지 놓여있었다. 전주인이 깜빡하고 두고간 것이겠지 싶어 부동산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연락이 없었다. 주라는 문득 스텐팬이 써보고 싶어져 마트에서 고기와 야채들을 사 냉장고에 넣어두곤 영현이 오기를 기다리다 잠이 들었다. 휴대폰 벨소리에 놀라 깨어보니 영현이였고, 문을 열어준 주라. 평소처럼 냉랭한 기운을 뿜으며 들어서던 영현은 갑자기 반색하며 좋은 냄새가 난다며 얼른 씻고 오겠다고 한다.

냉장고에 있어야 할 고기와 야채들이 스텐 팬 위에 노릇하게 구워져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주라.

이사 후에 영현은 달라졌고, 늘 고기를 원했다. 그것도 주라가 구워주는 것에 집착했다.

사실 고기는 주라가 굽는 게 아니였다. 고기를 사다 넣어놓으면 저절로 요리가 되어있었고, 심지어 고기가 없는 날에도 고기는 구워져 있었다. 그리고 영현은 점점 변해갔다.....

데빌라는 14세기 중세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쌍둥이 자매 안젤라와 카타리나.

여태 22명의 딸만 낳은 아내가 이번에는 쌍둥이 자매를 낳았다. 야보고는 고아원에 들러 돈 몇푼을 찔러 주며 안젤라를 버렸다. 카타리나만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이들만 차고 넘치는 집이라 어느 하나가 없어져도 어머니 몬나조차 안젤라를 쉽게 잊었다.

카타리나는 여섯 살이 되던 해에 자신의 운명은 성녀가 되는것이라고 확신했다. 카타리는 고집이 셌고, 결국 그녀는 열여섯이 되었을 때 수녀회에 입회했고, 스물한 살이 되던 해에는 예수와 약혼하였다.

한편 버려졌던 안젤라는 태어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흑사병이 창궐했는데, 열병에 시달리던 아이들도 하루에 몇 명씩 죽어나갔다. 안젤라가 처음으로 배운 것은 죽음. 두번째로 배운 것은 노동이였다.

6살이 되었을 때 안젤라 역시 흑사병에 걸렸으나 기절했다가 알 수없는 강렬한 빛이 자신의 몸에 스미는 느낌을 받았고, 깨어나니 말끔하게 병이 나았다. 병을 앓고 난 이후, 묘한 여성의 태가 났는데 그 모습을 본 한 사내가 안젤라를 고아원에서 사왔고, 그로부터 1년 뒤 안젤라의 머리에서 이상한 뿔이 생기는 모습을 보고 혐오하며 내쫓게 된다. 하지만 귀족 중 독특한 여자들을 수집하는 취미를 가진 사내를 만난 안젤라는 그의 성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책의 등장인물의 주인공은 모두 여성이다.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세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책 속에서 전개된 이야기는 모두 비현실적이고 초자연적인 현상들이다. 그럼에도 각 이야기 속에서 등장한 인물들은 현실 속 여성들의 삶의 문제점들을 녹여냈다.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니는 공장, 왕족의 삶 때문에 원치 않는 것들을 해야만 하는 일상, 외모비판과 인간의 탐욕 등.

물론 이 모든 것들이 비단 여성의 문제일 뿐 아니라 여성이라는 타겟에 남성을 끼워넣는다면 남성의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것들.

8편의 짧은 이야기가 수록되어 읽기에도 부담이 없었고, 무엇보다 한 책속에서 다양한 장르를 맛볼 수 있어 과자선물세트같은 느낌의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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