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은 아닌데 진심, 민주주의 ㅣ 진심 1
희석 지음 / 구픽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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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수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을 만났다. 우리가 나아갈 힘은 바로 우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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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은 아닌데 진심, 민주주의 ㅣ 진심 1
희석 지음 / 구픽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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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픽출판사를 통해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 후기임을 밝히며 시작!


어떤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솔직하고도 날카롭게 이야기 하는 책들은 귀하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에 대해 출판사의 대표이기도 한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쓰는 건, 어떻게 보면 하나의 용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독립출판 발코니의 대표인 희석 작가는 『열심은 아닌데 진심』 시리즈의 첫 번째 책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썼다. 단순히 주장을 펼치는 책은 아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아온 자신의 삶을 펼쳐놓는다. 작가를 둘러싼 다양한 환경과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이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아갈지 결정하는 주요한 계기가 된다.

이전에 '한 평 도서전' 덕분에 출판사와 희석 작가를 알게 되었다. 거대 자본으로 인해 본래의 의미가 퇴색한 도서전에 맞서 '한 평 도서전'을 한다는 기사와 피드를 보고 어떤 사람일까 잠시 궁금했던 적이 있다. 책을 읽다보니 신기한 지점도 있었고, 그때의 궁금증이 해소 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학교를 다녔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이명박 정부 때 대학교에 입학해 '반값등록금' 집회에 다녔고, 박근혜 정부 때 졸업을 했는데 학교에서 학생총회를 준비하다가 마주한 뉴스는 '세월호' 참사였다. 다른 정당이지만 나 또한 진보정당의 당원이고 작가가 일했던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기도 하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백 퍼센트 생각이 같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민주주의가 위협 받던 매 시기마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 힘과 마음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힘이 되었다.

이 주제로 출판을 했기에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또 한 명의 국민을 만나게 되었지만, 사회 곳곳에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 사람들 덕에 숱한 추위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던 건 아닐까. 그리고 앞으로 더 나아갈 힘은 그곳에 있는 건 아닐까.

일단 계속, 고꾸라지더라도 계속, 민주주의를 위해 힘과 마음을 모으는 사람들에게 닿았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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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영화관에 갔어 - 가만한 어둠 속에서 우리를 통과한 장면들
김소미 지음 / 흐름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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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 후기임을 밝히며 시작!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혼자 하는 일들을 곧잘한다. 혼밥, 혼술, 혼자여행 등. 그중 가장 잘하는 것이자 가장 먼저 시작했던 건 혼자 영화관에 가는 일이었다.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 가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간은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일 때이거나 ’더이상 나의 시선를 나에게 두고 싶지 않을 때‘ 영화관을 찾았다. 적어도 영화가 시작되면 큰 화면에 모든 시선을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이지만 나에게는 꽤 효과적인 처방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 조금씩 이완되고 달라지는 나의 상태 때문에, 나는 또 극장에 가고 싶어지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에 눈이 갔다. 특히 부제에 오래 머물렀다.
‘가만한 어둠 속에서 우리를 통과하는 장면들‘

서른여섯 편의 영화를 본 김소미 작가는 하나의 틀로만 영화를 설명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의 한 조각과 영화를 연결하기도 하고, 또다른 작품을 불러오기도 하고, 우리 사회 속에 흐르는 이야기와 함께 영화를 바라보기도 한다.

같은 영화라도 언제 봤는지, 그때 내가 어떤 상태였는지에 따라 마음에 남는 장면과 생각은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같은 영화를 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다른 사람의 해석을 듣는 일을 좋아한다. 김소미 작가의 영화 이야기도 그랬다. 때때로 느껴지는 동질감이 무척 따뜻했다.

마치 영화관에서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뒤, 시원섭섭한 마음이지만 뭐든 해낼 수 있는 작은 용기를 얻고 일상으로 돌아갈 때처럼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서른여섯 편 가운데 놀랍게도 내가 본 영화는 몇 편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익숙한 영화가 등장할 때면 괜히 반가웠고, 아직 보지 않은 영화들에 대한 글을 읽을 때는 '니중에 봐야지'하고 미뤄두었던 작품들을 정말 보고싶어졌다.

영화를 본 뒤 다시 이 책을 펼쳐 작은 수다를 떨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책. 영화 이야기를 함께 나눌 친구 한 명이 생긴 것 같은 책이었다.

영화를 보러 가고싶어 예매를 하려다가 시간이 맞는 영화가 없어서 포기했는데, 오늘은 이 책에 있는 영화 한 편을 보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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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원으로 사는 삶 - 나의 작은 혁명 이야기, 2022년 한겨레 '올해의 책'
박정미 지음 / 들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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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후기!


처음에 제목을 봤을 때는 단순히 '소비'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돌이켜보면 소비는 늘 하나의 트렌드였다. 어쩔 때는 자신이 무엇을 샀는지 인증 겸 자랑하는 시기가 있었고, 한동안은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다. 느즈막히 4대 보험을 떼는 일을 하게 되고, 경제 관념도 미약한 나로서는 이 책 역시 소비에 대한 그런 이야기일줄 알았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는, 그건 철저히 나의 오해였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0원살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최소한의 생활에 필요한 먹고, 자고, 이동하는 것에서 소비를 하지 않기로 한다. 처음에는 너무 '막막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신기했다. 마음 먹고 시작하니 그게 가능한 시간들이 눈앞에서 문장으로 펼쳐졌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 영화를 먼저 봤다. 출판사 들녘 덕에 책도 만날 수 있었고, 박정미 작가가 감독인 '담요를 입은 사람' GV에 다녀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릿속은 물음표 투성이였다.

'저게 가능하다고?'
'저렇게 산다고?'
'운이 좋았던 거 아니야?'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시스템에 적응해 살아가는 내가 영화에서 마주한 순간들은 당장 이해하기 어려웠고, 버겁기도 했다. 영화를 마치고 박정미 감독님은 (GV에서 만난거니까) "책에는 이것보다 더 자세히 쓰여있어요. 레인보우 개더링에서 어땠는지도요" 라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책을 읽는동안 영화를 보며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물음표들은 구부정했던 허리를 폈고 이는 곧 느낌표로 바뀌었다. 물론 여전히 물음표도 남아 있다.

책을 읽는 시간은 깊은 사색과 사유를 동반했다. 소비에 대한 나의 유한했던 개념은 무한하게 확장되었다. 시간은 흐르기 때문에 '현재'는 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현재'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건 책 속에서 만난 '연결'이라는 단어 덕분이었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주는 것도 현재이고, 소비로 인해 발생하는 위기들도 다 연결되어 있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내용인데, 나에게는 당연하지 않았던 것들이 당연한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가 본인이 맞닥뜨린 위기에 대해 여러 대안을 찾아나가는 과정인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이것은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우리가, 같은 시간대에 이 세계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맞닥뜨린 위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조금이라도 불편해지기를 바라는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야 작더라도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었을까. 박정미 작가에게 질문이 생겼다.

400쪽이 넘는 책이지만 막힘없이 읽었다. 그러면서도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 결국 오늘까지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쉬지 않고 흐르고 있는 나의 삶을 잠시 주저하게 하고, 정체시키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수많은 장면 중에서 0원살이 프로젝트를 하며 '다시 태어났다'고 축하노래를 불렀던 장면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오늘 서른n번째 생일을 맞은 나에게 이 책은 앞으로 다른 생각과 마음가짐을 선물해준 책이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다시 태어날 정도의 전환을 준 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선물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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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읽는 나의 돌봄감수성
황효숙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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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날개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 후기

어렸을 때는 ‘돌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없었다. 어쩌면 ‘부모님은 나를 당연히 돌봐야 하는 존재‘, ’나는 당연히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형체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생각이 있었기에 그랬을수도. 30대 후반으로 가고 있는 시기 그리고 나의 부모님은 60대가 된 지금, 나는 이제 누군가에게 돌봄을 받는 사람이 아닌 돌봄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나를 상상하고 있다.

돌봄이라고 하면 일방적, 시혜적, 희생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먼저 떠올랐다. 가장 가까이에서는 나를 돌봐주던 ’엄마‘의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올라서가 첫 번째 이유인 것 같고, 두 번째는 우리 사회에서 ’돌봄노동‘을 하는 돌봄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기인한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가지 누군가가 돌보지 않으면 안되는 존재들임을 생각하면 ’돌봄‘은 나의, 당신의, 우리의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유일한 것인데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을까를 고민하며 책을 읽었다.

여타 다른 책들도 봤지만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돌봄에 대해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어렵게 느껴지지 않다는 것이다.
바로 ’문학‘ 속에서 그것을 찾고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가 읽어봤던 책도 있고 본 영화들도 있었다. 돌봄을 중심에 놓고 접하지 않았었기에 새롭게 다가왔고 다시 보고싶은 마음이 커졌다. 그리고 접해보지 않은 문학은 시간을 내서 꼭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자기돌봄, 타인돌봄, 공동체돌봄 그리고 사회까지. 문학을 곁들여 황효숙 작가와 함께한 돌봄에 대한 시각의 확장은 그리 어려운 길이 아니었다. 이끄는대로 따라가다보면 평소에 나의 편협적인 생각과 고정관념을 마주하게 된다. 맺음말의 첫 문장인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당신은 어제와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를 마주했을 때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당신을, 우리를, 사회에게 어떤 시선을 건네야할지, 무엇에 내 시선을 맞춰야할지 수많은 고민을 했기 때문이다. ’거창함‘이 아닌 ’사소함‘, ’거대한 품과 공식‘이 아닌 ’투박한 곁‘이 내 속에 깊이 남았다.

이 책이 좋았던 마지막 이유는 책을 통해 전해지는 작가의 ’돌봄에 대한 진정성‘이었다.

혹은 간절함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할 정도였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간호학과 교수로서 지식을 전달하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돌봄이 세상을 구한다‘라는 강력한 주장이라기 보다는 이처럼 돌봄에 진심일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작가였다. 자기돌봄을 이야기 할 때는 한없이 너그러운 사람, 타인돌봄을 이야기 할 때는 ’타인을 이해하는 건 당연히 어렵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차근차근 알려주는 사람 그리고 현대사회의 돌봄 시스템을 이야기할 때 느껴지는 냉철함까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 내막(?)이 궁금한 건 처음이었는데 맺음말을 보고 깨달았다.

-절망의 끝에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힘내라”, “이겨내라”는 단단한 무거운 구호가 아니었다. 바짝 타들어 가는 입술을 적셔준 물 한 모금, 통증으로 밤을 지새울 때 말없이 온기를 나눠주던 손길, 내 고통의 농도를 세심히 살펴주던 의료진과 가족의 섬세한 몸짓이었다. 그것은 언어보다 먼저 도착하는 위로였다. 나약한 존재가 되어 온전히 타인에게 기대어야만 했을 때, 나는 비로소 몸으로 배웠다. (p.236)

가장 크고 귀한 가르침을 몸소 배웠던 것이다. 그 귀한 가르침은 돌봄에 대한 진정성이 되어 책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우리는 모두 잠재적인 돌봄제공자이자 대상자다.(p.124)
-이타심은 무모한 희생이 아니라 공동체의 생존 전략이다.(p.170)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리 건강해도 뭐가 되었든 우린 돌봄을 받았다가 제공했다가 다시 받아야 하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 모두가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이다. 그럼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하여 누군가를 바라보고 미세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기댄 채 살아가는 본질적인 돌봄의 존재들‘ (p.236)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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