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 사용법 - 진정한 나를 마주하기 위한 꿈 인문학
고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 제목을 참 잘 지었다.

- 하지만 부제는 걸린다. 꿈 인문학이라고 하기에 함량이 부족한 느낌. '꿈 이야기' 정도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 편집이 꼼꼼하지 못해서 아쉽다. 목차, 소제목, 본문에 등장하는 그림이 유기적이지 않고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다) 오탈자도 더러 눈에 보인다.

- 꿈이라는 주제의 특성상 명확한 방향성, 구체적 근거, 확정적 의견을 말하기 힘들다는 건 이해하지만, 전체적으로 두루뭉슬하고 모호하다. 저자 자신이 '꿈 작업'을 통해 얻은 바가 너무나 명확하고 (거의 종교적 수준에 가깝다) 논증을 통해 꿈 작업의 의미를 다룬다기보다 확정적 결론을 동어반복하는 느낌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겠는데,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 꿈을 들여다보고 싶은 동기부여는 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꿈 작업을 해나가고 그림자를 해방시켜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당혹감을 주는 책. 에세이도 아니고, 인문학 서적도 아닌 정체가 모호한 책. 그래서 어떤 과정으로 기획이 된 건지 궁금해지는 책. 

꿈 이론에서 악몽이란, `지금 여기에 네 본성에 어긋나는 게 있어. 뭔가를 시급히 바꾸어야 하니 제발 깨어나서 이 상황을 좀 볼래?`라는 메시지다. 무의식은 급박하게 경각심을 촉구할 때 악몽의 형태를 취한다. 왜냐하면 진화의 역사에서 인간은 신나는 꿈을 꿀 때보다 끔찍하고 잔인한 악몽을 꿀 때 훨씬 꿈을 잘 기억하고 꿈에 관심을 더 쏟는다는 사실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악몽은 괴로움을 주려는 게 아니라 시급함을 알려주는 신호다. 꿈이 최선을 다해 현재의 위기를 알리고 상황을 개선하라고 촉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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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정말 심오한 것이다. 다만 무슨 뜻인지 파악하고 해석하려는 망므을 내려놓으면 꿈과 훨씬 가까워질 수 있다. 꿈은 에너지와 이미지가 결합되어 있기에 자주 들여다보고 정성을 쏟으면 확실한 보답을 가져다준다. 그렇기에 꿈 에너지가 날아가지 않도록 기록을 남기는 일이 중요하다. 꿈 이미지를 그려보거나 꿈에 등장하는 이미지로 시를 써보고 몸짓을 해보는 것도 좋다. 이렇게 꿈과 친근해지면 저절로 꿈을 보는 통찰이 생기고 형식과 패턴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학교에서 공부하듯 머리로 해결하려 든다면 오히려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잠만 자면 쏟아지는 게 꿈이다. 각 꿈마다 위에 언급한 정보들, 그리고 더 많은 층위의 의미들이 드러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개꿈은 없다. 꿈에 대한 선입견을 접고, 꿈 세계의 초대에 응해보자.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는 망므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 앞에서 망설일 이유가 없다. 꿈 거울은 그 가치를 알고 귀하게 다룰 때 더 선명히 깊이를 드러낸다. 절대 거짓말하지 않는 거울이 드러낼 진실이 궁금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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